불황속 내실경영 20여社 최대이익

극심한 불경기 속에서도 상당수 기업들은 올 상반기중 영업이익이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불황 속의 호황'을 누렸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기아자동차와 신세계 등 일부 기업은 올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 한햇동안의 실적을 웃도는 예상 밖의 호조를 보였다. 이들은 대부분 자동차 관련업체와 건설 유통 제약 등 내수 관련업체들로 구조조정을 통한 핵심사업에 대한 역량집중과 제품의 고부가가치화가 기록적인 영업실적의 호조를 가져온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12일 증권거래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사상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기업은 거래소 상장업체만 SK텔레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태평양 신세계 LG전선 LG건설 등 20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주택은행 풍산 유한양행 동아제약 계룡건설 등도 포함됐다. 농심 등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상장업체및 코스닥 등록업체 일부도 영업실적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사상최대 실적을 올린 기업수는 크게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수요 급증으로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6백4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무려 80.0%나 늘었다.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3인방'도 수출과 내수 판매 호황으로 실적이 대폭 호전됐다. 현대차의 상반기 순이익은 6천1백5억원을 기록,지난해 연간 순이익(6천6백79억원)의 91.4%에 달했다. 특히 기아차는 상반기 순이익(3천4백21억원)이 작년 연간 순이익(3천3백7억원)보다 많았다. 현대모비스는 영업이익 경상이익 순이익이 모두 1백% 이상 급증하는 호조를 보였다.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대표적인 내수업체의 하나인 신세계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1천3백38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백% 이상 늘었다. 특히 순이익(7백91억원)은 작년 한해동안의 실적(6백97억원)을 웃돌았다. 태평양도 꾸준한 구조조정에 힘입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6%와 84%씩 급증했다. LG건설은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1천3백23억원)과 경상이익(1천58억원)이 창사이래 처음으로 1천억원을 넘었다. 계룡건설도 상반기 순이익(1백26억원)이 작년 연간 순이익(1백55억원)의 81.3%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들은 대부분 과거 수년간 착실한 구조조정을 통해 핵심사업 분야에 역량을 집중시켜왔다"며 "하반기에도 실적호전 추세가 이어져 업체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