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 실적株' 찾아라...16일 상장등록기업 반기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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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결산법인들의 올 상반기 실적발표가 임박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들의 '상반기 성적표'에 쏠리고 있다.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은 오는 16일 나란히 상장업체와 등록기업의 반기실적을 공식발표한다.
투자자들은 17일자 조간신문에서 기업들의 '중간 성적표'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상반기 실적 발표 내지 추정치가 속속 알려지면서 실적이 좋아진 기업과 나빠진 기업간 주가재편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진흙속의 진주'를 찾아라=전문가들은 장기 소외된 중소형 실적 호전주를 눈여겨 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 실적이 크게 좋아진 데다 소리소문없이 거래량이 늘고 있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우량주와 달리 국내외 변수 급변에 따른 국내 기관투자가 및 외국인의 매물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형 우량주는 실적이 주가에 이미 반영됐지만 중소형주 중엔 그렇지 않은 종목이 많다"며 "실적이 좋은 주식과 그렇지 못한 주식간의 주가재편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변수 등 증시 주변여건이 불안한 상황에서 확실한 실적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대재료는 역시 실적=국내 증시가 혼조양상을 나타내고 있지만 실적이 호전된 중소형주에는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사자'가 몰리고 있다.
13일 증시에서도 소형주인 삼화페인트는 실적호전을 재료로 사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나자인도 실적호전 소식으로 이틀 연속 올랐다.
삼양통상도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4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흑자전환된 한국화장품은 이달 들어 10일까지 상승률이 15.9%에 달했다.
중앙건설도 실적을 재료로 같은 기간에 15.21% 상승했다.
조선선재는 실적호전 소식에 M&A설까지 겹치며 이 기간 9.66% 올랐으나 재료가치가 소멸되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원전선 대한방직 성안 등은 실적이 발표된 지난 10일 '반짝' 상승하기도 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은 "올 상반기 국내 증시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소위 '태평양칩'으로 불리는 실적우량 가치주의 부상"이라며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한 기업은 실적발표 후 며칠 반짝하는 게 아니라 계속적으로 주가 상승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투자전략=전문가들은 실적호전 재료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기업은 단기적으로 이익실현을 한 뒤 조정을 받으면 다시 매입해 하반기 장세에 대비하는 게 좋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지만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안좋게 나온 기업은 장기투자 관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부실부분을 떨어낸 기업은 하반기 이후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적내용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실적주들은 배당투자의 관점에서도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은 배당여력이 충분하다는 측면에서 조정받을 경우 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홍성국 부장은 "주가는 미래의 실적을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하반기와 내년 이후 실적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증권사들이 수시로 내놓는 하반기나 내년 실적 전망치를 빼놓지 않고 챙겨 공식발표된 상반기 실적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