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물류시스템 구축 바람..현대.한진택배등 IT투자 倍이상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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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업계에 디지털바람이 거세다.
대형물류회사를 중심으로 "디지털물류"를 앞당기기 위한 IT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왠만한 회사는 IT관련 투자비를 지난해보다 배이상 지출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시장 급팽창으로 물류환경이 급변하면서 정보통신 인프라를 갖추지 못하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물류컨설팅업체 SLI의 최장원 사장은 "물류회사들의 IT투자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현대택배는 30억원을 들여 주전산기의 처리용량을 5배이상 늘린 것을 비롯해 올 상반기에만 40억원의 IT투자비를 썼다.
하반기에도 40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e로지스틱스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30억원선이던 IT관련투자비가 올해는 80억원으로 급증하는 셈이다.
현대택배는 내년 상반기까지 신개념의 디지털택배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e택배팀을 별도로 구성했다.
또 올해안으로 건평 6천5백평 규모의 서울북부터미널을 완전자동화해 완공할 계획이다.
사람손길이 닿지 않고도 하루 10만 박스를 분류할 수 있는 첨단 터미널이다.
시장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는 TV홈쇼핑 고객을 위한 전용시스템도 내달 오픈한다.
대한통운은 법정관리중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40억원의 IT투자를 계획중이다.
이중 15억원을 투자해 영업사원에게 개인휴대단말기(PDA) 1천5백대를 보급해 4분기부터 현장에서 활용하게 된다.
휴대폰에 접속하지 않고도 데이타 전송이 가능한 신모델이어서 주문정보,배달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제공돼 고객서비스가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대한통운은 제3자 물류시스템도 개발중이다.
제조업체의 원자재 수입,재고관리,국내외 수배송,수출 등 생산과 판매를 제외한 모든 업무를 지원해주는 토탈물류서비스 시스템이다.
인터넷을 통해 화물운송을 희망하는 화주에게 차량정보를 제공하는 사이버 운송.알선시스템도 구축중이다.
지난해 4월 업계에서 처음으로 PDA를 도입한 한진택배는 실시간 배송확인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하반기에 PDA를 신형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단순집하정보뿐만 아니라 운송장 등록,배달전표 전자서명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모바일 택배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CJGLS도 디지털물류를 실현하기 위해 2003년까지 4백억원을 투자해 IT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는 "제3자물류관련 배차시스템"과 "택배관련 운송장 시스템"등을 개발하는데 1백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CJGLS는 이미 "디지털 운송시스템"을 개발해 이달부터 서비스에 들어가 고객이 출고에서 납품까지 전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모든 배송기사에게 연말까지 PDA도 지급할 예정이다.
종합물류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중인 우정사업본부도 오는 2004년까지 단계적으로 전국 1만4천여명의 우편배달부(집배원)에게 PDA를 보급해 "모바일 배달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물류업계 IT투자의 원년으로 불릴만 하다"며 "앞으로 몇년 동안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