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학원 특수 '즐거운 비명'..과외신고制이후 신풍속

"선생님 혹시 과외 신고하셨나요.안하셨으면 곤란한데요…" 지난 7월 과외 신고제 시행 이후 교육 현장에 새로운 풍속도가 나타나고 있다. 학부모들은 과외 교습자들의 신고 여부에 신경을 쓰는가 하면 아예 신고제가 적용되지 않는 대학(원)생으로 바꾸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학원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고 교실에서는 '친구가 신고하지는 않을까…'하는 묘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고 한다. 고3 수험생을 두고 있다는 서울 도봉구 김모(47·여)씨는 "과외선생님에게 신고 여부를 물어보았더니 신고하지 않았다고 해 과외를 계속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신고하지 않다가 적발되면 선생님뿐 아니라 학부모에 대해서도 세무조사가 실시된다는 얘기를 듣고 신고 여부를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웃 주민들 사이에서도 미신고자를 꺼리는 경향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반포동에 사는 이모(46)씨는 이달초부터 과외선생님을 대학생으로 바꿨다. 최근 아파트 입구에 나붙는'대학생 과외'전단도 부쩍 늘었다. 신고제에서 제외된 대학생과 대학원생이 특수를 맞고 있는 셈이다. 학원도 덩달아 재미를 보고 있다. 서울 시내 유명학원에는 이달초부터 학생들의 발길이 늘어 즐거운 비명이다. 노원구 상계동 K학원의 경우 이달 들어 수강생들이 지난달에 비해 15% 가량 증가했다. 학원 관계자는 "과외 신고제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도 나타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과외사실을 쉬쉬하고 있으며 혹시라도 신고되지 않을까 신경을 쓴다는 것. 서울 강남의 고3인 김모군은 "누구누구가 고액과외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지만 친구를 신고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과외신고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 교육부에서도 비밀과외자를 적발하는 것은 당연한 업무라고 밝히면서도 학교주변에 이같은 비교육적인 바람이 불고 있는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에는 지금까지 30여건의 제3자 신고가 접수돼 학교주변의 신고 풍조가 과장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교육청은 사실 확인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