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8.15경축사] "의미있는 영수회담 돼야"

김대중 대통령의 영수회담 제의에 대해 한나라당이 이를 사실상 수용,오는 24일께 이회창 총재와의 청와대 회담이 열리게 된다. 김 대통령은 15일 "경제와 민족문제만이라도 여야가 서로 합의해서 해결해 나가야겠다"며 여야 영수회담을 정국타개를 위한 '비장의 카드'로 제시했다. 꽉 막혀있는 정국을 여야 영수회담으로 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오전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가 오후 들어 수용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권철현 대변인은 이 총재와의 면담 후 "대통령이 당면 현안을 풀기 위해 국민 앞에서 이 총재와 대화를 원한다고 밝힌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영수회담 수용이 이 총재의 결단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권 대변인은 "이 총재는 오는 19일 싱가포르를 방문한 뒤 21일 귀국한다"며 "시간을 오래 끌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빠르면 24일쯤 회담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권 대변인은 그러나 "이 총재는 성과없이 끝나면 국민의 실망이 클 것이므로 사전에 충분한 조율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조만간 청와대 남궁진 정무수석과 김무성 한나라당 총재비서실장을 채널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이달 들어 비공식 채널을 통해 영수회담 가능성을 상호 타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