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전문기자의 '세계경제 리뷰'] 반도체株 살까 팔까 '딜레마'

바이(Buy)와 바이바이(Bye-bye). 세계 주식투자자들이 이 두 단어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다. 반도체주를 사야(Buy) 할지 아니면 작별(Bye-bye)을 고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다. 반도체주에 대한 평가가 양극으로 나뉘어 있는 탓이다. 한쪽에선 지금이 매수타이밍이라며 'buy'피켓을 들어올린다. 다른 한쪽에선 살 때가 아니라며 'bye-bye'피켓을 나눠주고 있다. 반도체경기 논쟁은 팽팽하기 이를데 없다. 가히 폭발 일보 직전이다. 반도체주에 대한 매수 추천 보고서가 나오면 곧바로 반대 의견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오곤 한다. 지난 1일,세계증시에는 반도체주 파티가 벌어졌다. 미국 메릴린치증권이 반도체경기의 최악 상황은 지났다고 선언하자 전세계 반도체주가는 후끈 달아올랐다. 그때까지 방향을 못정하고 우왕좌왕하던 투자자들은 반도체주식으로 몰렸다. 그러나 곧 카운터펀치가 작렬했다. 지난 6일 월가의 또 다른 증권사인 리먼브러더스가 반도체주에 안녕을 고하라고 권유했다. 반도체 가격인하 싸움으로 인텔의 실적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바로 하루 뒤 이번엔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이 'buy피켓'을 들고 메릴린치편에 섰다. 8~9월에 반도체시장이 바닥을 칠 게 분명하니 지금이 반도체주 매입 적기라는 진단서를 내놓았다. 며칠 후 이 낙관론에 다시 재가 뿌려졌다. 크레디스위스 퍼스트보스턴(CSFB)은행이 20개의 반도체및 반도체장비업체 주식종목의 투자등급을 낮췄다. 반도체주 고개는 맥없이 꺾였고 반도체경기 회복론의 불씨는 사그라지는 듯했다. 이때 골드만삭스증권이 나서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렸다. 금주초 인텔등 반도체관련 업체들의 주식을 매수 리스트에 올려놓으면서 반도체경기의 연말 회복을 장담했다. 지금까지 스코어는 3대2,buy피켓이 하나 더 많다. 다음에 어떤 피켓이 나올까. 3대3이 돼 팽팽한 논란이 이어질 것인가,아니면 4대2가 돼 buy쪽으로 대세가 기울어질 것인가. 세계 증시가 숨소리를 죽이고 여섯번째 피켓을 기다리고 있다.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