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친구] '하렉스인포텍 박경양 대표.황규민 대표'

적외선 통신기술을 이용한 휴대폰 무선결제시스템을 개발한 하렉스인포텍의 박경양 대표와 황규민 대표는 20년이 넘는 친구 사이다. 그들은 휘문 고등학교 재학때 1학년시절만 빼고 항상 짝이었다.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있던 휘문고가 3학년때 강남 대치동으로 이전하면서 둘은 아예 한솥 밥을 먹게된다. 황 대표의 집이 너무 멀어 고등학교 후문에 있던 박 대표의 집에서 기거하게 된 것. 둘은 고2때인 1977년 10월 한가지 약속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년 뒤에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위치에 있자는 서로의 다짐이었다. 박 대표는 육사,황 대표는 법대 입학을 목표로 정했다. 박 대표는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달고 다닐 정도로 체력단련에 열중했다. 박 대표는 육사에 합격,미국 알라바마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치고 1990년부터 육사 경제학과 교수로 일했다. 육군 소령으로 제대한 뒤 1993년 무역업체인 하렉스를 창업하고 정밀금속제조업인 하렉스이노텍을 설립,기업가의 길을 걷게 된다. 그는 지난해 하렉스인포텍을 설립하면서 황 대표와 다시 뭉치게 된다. 황 대표는 서울 법대를 졸업하고 1983년 사법시험에 합격 한 뒤 금융전문 부티크 로펌인 법무법인 한빛의 대표변호사로 활약을 펼친다. 동화은행 파산관재인을 지내기도 했다. 박 대표는 하렉스인포텍을 세운 지난해 봄 어느날 황 대표를 찾아갔다. 물론 그동안 만남은 계속돼 왔다. 하지만 이날 박 대표의 방문은 보통때와 달랐다. 박 대표는 변호사인 황 대표에게 20년전의 약속을 기억하냐며 같이 일할 것을 제의했다. 박 대표는 전 세계에 금융인프라를 구축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 있다면서 후손들에게 의미있는 걸 물려주자고 설득을 거듭했다. 황 대표는 "친국"답게 의기 투합했다. 황 대표는 일단 부사장으로 경영에 참가했다. 회사에 금융과 관련된 일이 많아 금융전문 변호사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해외비지니스 업무가 폭주하자 올6월부터 박 대표가 해외파트를 맡고 황 대표는 국내업무를 총괄하는 대표로 일을 하고 있다. 하렉스인포텍은 휴대폰이나 PDA(개인휴대단말기) 등에 신용카드나 선불카드 전자화폐 등의 정보를 내장해 적외선 통신으로 결제하는 광지불 서비스인 줍(ZOOP)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결제시스템 분야에서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를 성공시켰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신용카드 선불카드 현금카드 교통카드는 물론 현금이 필요없다. 휴대폰만 있으면 된다. 식당 대중교통 주유소 등에서 휴대폰 단추만 누르면 금융 결제가 끝난다. 따라서 카드를 지갑에 넣어 다닐 필요도 없다. 박 대표와 황 대표는 "변함없는 우정을 바탕으로 하렉스인포텍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며 우정을 자랑했다. (02)3406-4000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