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부총재까지는 올라가고 싶어요" .. 김정연 박사

[ 한국여성 첫 IMF이코노미스트 김정연 박사 ] 한국여성이 이코노미스트로 국제통화기금(IMF)에 최근 신규 채용됐다. 다양한 경력을 쌓은 후 IMF에 들어온 한국인 박사는 적지 않았지만 여성으로 정규 신입직원에 채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정연(30) 박사. 김 박사는 IMF가 만 32세 이하의 젊은 경제학 박사를 대상으로 뽑는 이코노미스트 프로그램(EP)에 지난 6월 합격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국에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인근 팔라오를 맡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정치·경제불안으로 눈코 뜰새없이 바쁩니다" 김 박사는 "그래도 경제안정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은행 국제부에서 2년7개월간 일하면서 경제학도로 방향을 트는 계기를 잡았다. IMF가 대학원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을 어렵게 타낸 것. IMF 지원을 받아 미국 브라운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딴 후 영국으로 건너가 와릭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위 내용은 통화위기 전파와 자본흐름의 예측에 관한 것이었다. 한 나라의 외환위기가 주변 국가로 전염되기 쉽고 그 과정에서 국제자본들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논문의 골자였다. 1997년 말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외환위기 과정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김 박사는 "주변 국가의 경제위기가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나 기업 모두 자산운용을 안정적으로 해야 한다"며 "특히 단기부채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부친을 따라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미국에서,고등학교는 오스트리아에서 다녀 영어와 독일어가 유창하다. "대학 다닐 때부터 막연하게나마 국제기구 같은 곳에서 일해 보고 싶었거든요. IMF에 들어왔으니 부총재까지는 올라가보고 싶은데요. 정치 외교적인 측면을 감안해 선임되는 총재직은 어렵지 않겠습니까" 농담처럼 던진 새내기 경제학자의 패기가 당차보였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