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증시] 부동산 등 내수관련株 선전

도쿄증시 주가가 버블 이후 최저치 경신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부동산, 창고 등 로테크(Low Tech)형 내수관련 주식이 의외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관련주는 전기, 통신 등의 하이테크주와 유니쿠로 등 일부 스타기업의 인기에 눌려 찬밥 신세였지만 도쿄증시가 죽을 쑤고 있는 최근에는 오히려 꾸준한 상승세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내수관련주의 선전은 닛케이평균주가가 금년 최고치(1만4천5백29.44엔)를 기록한 지난 5월7일 이후의 주가 움직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모두 36개 업종이 상장된 도쿄증시에서 지난 24일까지 1백여일 동안 주가가 오른 업종은 단 8개에 불과했다. 상승률 1위는 18.8%의 조선이었으며 창고, 부동산, 가스, 석유 등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8개 상승 업종중 조선을 제외한 나머지 7개는 내수에 의존하는 전형적 '안방 산업'인 데다 첨단제품 개발 경쟁 등 해외시장 변화에 둔감한 체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특히 부동산은 은행들의 불량채권이 많기로 소문난 업종인 데다 유동성 부족으로 만성적 자금난에 시달려 왔음에도 불구하고 상승률 3위(15.2%)에 올라 화제를 뿌렸다. 증권분석가들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이 경제개혁 프로그램의 하나로 내세운 도시재생 플랜이 부동산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을 바꾸어 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테크주와 은행주 등 증시 주도주들의 폭락으로 마땅한 투자 대상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도시재생 의지는 부동산업종에 대한 불안을 제거하는 호재가 되기에 충분했다는 분석이다. 유이하마 고이치 다이와총연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개별 종목에 따라서는 부동산업종 주식의 선전이 의외로 오래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부동산 등 내수업종 주식은 단기차익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나 일부 증권 딜러들이 '사자' 세력을 리드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