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환경...'테마펀드' 뜬다 .. 삼성투신 '에코펀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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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엔 업종이나 기업규모가 제각각인 업체들간에도 재무지표 분석으로는 물론 업종의 특성 등 비재무지표로 보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환경친화적인 기업' 등의 분류가 거기서 나온다.
선진국에서는 활동이 활발한 섹터(sector)펀드 테마펀드 등은 바로 이러한 공통점을 갖는 종목들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한국에도 테마펀드시대가 열리고 있다.
환경친화적인 기업에만 집중 투자하는 삼성투신운용의 '에코(eco)펀드'가 대표적이다.
에코펀드는 지난 16일부터 판매돼 열흘 만에 판매실적이 6백억원을 돌파했다.
테마가 있는 투자 =선진국에선 통신주펀드 기술주펀드 바이오펀드 등 특정 산업에 속한 종목에만 투자하는 섹터형 펀드가 일반화돼 있다.
테마펀드도 넓은 의미에선 섹터형 펀드의 하나다.
그러나 특정 업종을 고집하지 않고 하나의 '주제'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대한투신증권의 '우먼파워채권펀드'나 현대투신증권의 '한마음119펀드'처럼 투신사와 증권사가 펀드를 운용하고 받는 보수에서 일부를 소외여성 돕기 기금이나 소방공무원 기금 등으로 조성하는 기금펀드도 테마펀드에 속한다.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만 골라 투자하는 삼성투신의 '배당플러스펀드'나 소위 저평가된 가치주에 투자하는 대우증권의 '밸류파인더펀드'도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투자하는 상품이다.
삼성투신의 '에코펀드'는 보수의 일부를 환경보호기금으로 조성하긴 하지만 투자대상을 엄격한 환경기준을 통과한 환경친화적 기업에만 제한한다는 점에서 일반 공익펀드와 차이가 있다.
이정전 서울대 환경대학원 학장과 최열 환경연합 사무총장 등 국내 대표적인 환경전문가 7명이 투자대상 기업(유니버스)을 선정한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 황진택 박사는 "에코펀드는 1920년대 미국 감리교회가 도박과 주류업체는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윤리적 투자를 기치로 내건 이후 자리잡은 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ing:사회적으로 책임있는 투자) 펀드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황 박사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만 자원을 배분함으로써 투자라는 시장기능이 공익기능까지 충족시키는 테마펀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률 대(對) 공익성 =가급적 높은 수익률 추구라는 이기적인 펀드 투자 목적과 "사회적 책임 수행"이라는 공익성은 일견 상충된다.
그러나 삼성투신운용 리서치센터가 에코펀드 투자대상 기업의 최근 3개월, 1년, 3년간 주가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종합주가지수 및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 박사는 "환경에 대한 국내외 인식 수준을 감안할 때 환경친화적 기업들은 재무안정성이나 현금 창출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엄격한 환경 기준을 충족시키면서 사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경에 투자할 만큼 여유 있는 기업은 그만큼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고 이들 기업에 집중한 투자는 시장 대비 초과수익률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때문에 투자라는 경제행위를 통해 한정된 자원을 환경친화적 기업에 집중시킴으로써 환경보호에 대한 기업의 인식을 제고한다는 펀드 투자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투신 김영균 마케팅팀장은 "환경친화적 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뛰어난 만큼 연말까지 5천억원 판매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