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돈사이트 '해킹경보' .. 해커들 갈수록 기술고도화.조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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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회의 '필요악' 정도로 여겨졌던 해킹이 심각한 경제·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킹은 컴퓨터 실력을 뽐내기 위한 청소년들의 '불장난'수준에 지나지 않았으나 최근엔 전문 해커를 고용해 다른 회사의 전산망에 침입하는 등 점차 조직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사이버 트레이딩의 허술한 보안망을 파고들어 주식시장을 교란하는 해킹까지 잇따라 발생,자본시장에 위협이 되고 있다.
◇피해사례=온라인으로 주식을 사고 파는 사이버 트레이딩이 해킹의 집중 표적으로 떠올랐다.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는 28일 인터넷 증권거래 시스템에 들어가 허위 매도주문을 내는 수법으로 주가를 조작한(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모 대학 교직원 강모(30)씨를 구속 기소했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엔 해킹 프로그램으로 2백여명의 사이버 증권거래 계좌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이들 계좌로 주문을 내 시세를 조작한 지방 모 대학 전자계산소연구원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전체 거래의 68% 정도가 온라인 거래로 이뤄지는 주식시장이 해킹에 의해 교란될 경우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해킹은 점차 첨단화될 뿐 아니라 조직화되는 추세마저 보이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이날 해커를 고용,게임회사의 전산망에 침입한 뒤 사이버머니를 훔쳐 1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최모(36)씨 등 6명을 구속했다.
최씨 등은 공학도인 신모(24)씨 등 해커 2명을 시켜 A게임사의 사이버머니 생성기에 침입,2백조원씩의 사이버머니를 1만9천여개의 이용자식별번호(ID)에 채워넣게 한 혐의다.
최씨 등은 또 11명의 사이버머니 판매책까지 동원해 2백조원의 사이버머니가 든 ID를 개당 15만∼17만원씩 받고 파는 등 모두 9억8천여만원어치를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대책=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 따르면 올들어 6월까지 해킹사고 발생건수는 2천7백10건으로 이미 지난 한햇동안의 발생 건수(1천9백43건)를 훌쩍 넘어섰다.
하지만 상당수 해킹사고가 보고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같은 수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해킹에 따른 대형사고를 막기 위해 우선 정보화시대의 윤리의식을 높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양근원 경찰대 교수는 "나이 어린 학생들이 범죄인지도 모른 채 인터넷 상에서 장난삼아 해킹을 하는 사례가 많다"며 "정보화 교육을 할 때 기술뿐 아니라 윤리 문제도 비중있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의 안일한 보안의식도 해킹이 자라나는 양분이다.
정보보안업체인 해커스랩 김창범 사장은 "전산망 관리자가 시스템의 취약성을 제때 보완해 주기만 하면 거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데도 아직까지 이를 소홀히 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남국·유병연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