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내우외환' 딛고 1 P 약보합 마감

증시가 세계경기 동반침체 우려와 하이닉스 유동성 위기가 쏟아낸 매물을 소화해냈다. 종합지수는 550대 중반에 지지선을 설정한 뒤 개인의 저가매수세를 받으며 약보합권으로 올라섰다. 거래소에서는 석달여중 가장 많은 7억주의 물량이 손을 옮겼다. 30일 종합주가지수는 564.36으로 전날보다 1.27포인트, 0.22%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0.49포인트, 0.75% 하락한 64.83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미국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0.7%에서 0.2%로 큰 폭 하향수정됐다는 소식에 1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며 출발했다. 이후 일본의 7월 산업생산 2.8% 감소가 전해지면서 세계 경제 불황에 대한 우려가 짙어졌다. 여기에 최근 증시의 최대 화두인 하이닉스가 장초반 하한가로 추락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그러나 오후 들어 개인을 중심으로 한 저가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며 건설, 제지 등 주도로 반등이 이뤄졌다. 건설주는 7대 광역대도시 그린벨트 해제 정부안이 마련됐다는 소식에 오름폭을 강화했다. 하이닉스 유동성 지원 방안 결정을 하루 앞둔 선취매성 매수세가 일부 유입되면서 지수는 560선에 안착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가 2% 가까운 낙폭을 약보합권으로 끌어 올린 점도 투자 심리 회복을 도왔다. 시장에서는 국내외 증시 여건 불안으로 당분간 약세 기조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이날 건설주 등이 기력을 회복하며 전약후강의 양상을 띠며 어느 정도 하방경직성을 보여줌에 따라 하이닉스 지원 방안이 결정되기 전까진 좀 더 지켜보자는 지적이 많다. 현대증권 오성진 수석연구원은 "저가 매수세가 살아있음을 입증하듯 550선에서 1차적인 지지력을 보여준 점이 긍정적"이라며 "단기적으로 박스권 움직임이 유효한 만큼 저금리와 환율 수혜주를 중심으로 매수 범위를 확대해도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세계 경제 침체라는 외환과 하이닉스라는 내우가 겹치면서 호재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560선에서 안착, 20일선 추세를 유지한 것이 그마나 위안"이라고 말했다. 나 팀장은 "내일로 예정된 하이닉스 지원 방안 결정과 워크 아웃 최종 처리 방침 발표에 따라 단기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거래량은 7억904만주로 지난 5월 22일 이후 석달여중 최다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하이닉스가 단일 종목 거래량 기록을 갈아치우며 4억주 이상 손을 옮긴 때문이어서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거래대금은 전날 수준인 1조4,956억원을 기록했다. 선조정을 거친 건설업종이 8% 이상 급등했고 종이목재, 비금속광물, 운수장비, 통신, 음식료업 등이 상승했다. 은행, 증권, 전기전자, 의료정밀, 전기가스업종 등은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약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고 한국통신공사, 한국전력, 포항제철, 기아차, 삼성전기 등이 반등을 저지했다. SK텔레콤, 현대차, 담배인삼공사가 상승 전환했다. 하이닉스는 4억2,222만주가 손을 옮기는 가운데 5.88% 하락한 880원으로 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현대증권은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AIG 회장의 발언에도 1.8% 약세로 선방했다. 현대중공업은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며 7일만에 7% 이상 급등한 반면 하이닉스 지급보증의 다른 당사자인 현대상사와 상선은 하락했다. 현대건설이 신용등급 상향 등을 재료로 장후반 상한가 대열에 합류한 것을 비롯 극동건설, 남광토건, 풍림산업, 서광건설, 삼익건설, 두산건설 등 중소형 건설주가 줄줄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외국인이 엿새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서며 268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39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개인은 233억원 매수우위를 보이며 추가하락을 막았다. 장초반 100개에 미치지 못하던 상승종목수는 투자 심리 회복에 따라 311개로 늘어났고 이중 29개가 가격제한폭을 채웠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