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혁명] 홈네트워크 첫 도입 "참 편리해요"..용인수지 삼성아파트
입력
수정
"허둥지둥 외출 준비를 하다보면 세탁기 동작 버튼 누르는 걸 잊고 나올 때가 있죠.이럴 때 집 밖에서 집 안에 있는 세탁기를 작동시킬 수 있어 참 편리해요"
"한 여름날 밖에 나갔다가 귀가하는 도중에 자동차 안에서 휴대폰을 이용해 집안의 에어컨을 켜 놓으면 집에 들어설 때 찜통 더위를 피할 수 있어서 좋아요"
언뜻 듣기에 먼 훗날에나 실현될 법한 꿈 같은 일들이다.
그러나 이는 경기도 용인 수지의 삼성아파트(삼성물산 주택부문 래미안)에 사는 주부들이 한 말이다.
삼성전자는 "전력선통신(PLC) 홈네트워크"를 개발하고 지난달 이곳 1백여 가구를 시범단지로 조성했다.
이에 따라 이곳 주민들은 집안에 있는 전자제품을 원격지에서도 마음대로 조작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정에 들어가 봐도 외견상 색다른 것이 없다.
홈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하지만 바닥이나 벽을 파헤치고 네트워크를 깔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가정이나 18평형 에어컨, 6백54리타 냉장고,10kg 세탁기,27리터 전자렌지 등을 갖추고 있는 점이 눈에 띌 뿐이다.
이 전자제품들에는 미국 애슬론사의 PLC모뎀이 들어 있어 전원만 연결하면 웹패드(인터넷 접속기기)나 휴대폰을 이용해 인터넷으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이곳에 사는 주부 천선이(41)씨는 "이웃집에 놀러갔을 때 그 댁 웹패드에 자기 아이디(ID)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자기 집 가전제품을 작동시킬 수 있고,거실에서 TV를 보면서 앉은 자리에서 베란다에 있는 세탁기를 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선통신 기술은 현재 여러 나라에서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을 활용,홈 네트워크를 구축해 상용화하기는 수지 삼성아파트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 시범단지에서 전력선통신을 이용한 홈 네트워크의 문제를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이 회사 한용외 생활가전 총괄사장은 "앞으로 생활에 밀접한 모든 전자제품을 네트워크로 묶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