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난만한 아기얼굴에 철학이? .. '아기 철학자들'

철학자들의 심오한 사상과 아기들의 순진무구한 사진. "아기 철학자들"(시드니 미셸 사진,신현림 옮김,문학세계사,6천5백원)은 싱그러운 웃음과 지적 성찰이 함게 묻어나는 책이다. 최근 서점가에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The Blue Day Book"처럼 오른쪽 페이지에 아기들의 얼굴 사진을 넣고 왼쪽 페이지에는 문인.철학자들의 잠언을 실었다. 곱슬머리 아기가 자신의 실수 때문에 혼날까봐 눈치를 보는 사진 옆에 "실수는 발견의 문"이라는 제임스 조이스의 경구가 찍혀있다. 놀란 눈으로 웃는 듯 찡그리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 곁에서 찰리 채플린은 "인생이란 가까이서 보면 슬프고 조금 멀리서 보면 우습다"고 읊조린다. 앙증맞게 턱을 고이고 엎드려 있는 녀석의 표정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동이 철학을 만든다"는 격언보다 어쩌면 더 진지하고 재미있다. 부피는 얇지만 그 속에 묵직한 삶의 질량을 담고 있는 독특한 책. 아기들의 천진난만한 표정을 통해 기발한 상상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