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후아힌'] 환상의 해변서 달콤한 첫날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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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들을 벗어든다.
백사장으로 들어선다.
양옆으로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은 햇빛이 반사돼 일제히 붕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백설공주의 속살 보다 더 희고 고울 것 같다.
발바닥이 뜨거울 정도로 달구어진 백사장은 걸음걸음마다 "숑, 숑" 소리를 내며 박자를 맞춘다.
아슬아슬한 비키니 차림으로 선탠을 즐기는 여인들.
약간은 뜨뜻미지근한 바닷물에는 잔잔한 파도를 즐기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친다.
팔자 좋은 개들도 여유로운 표정으로 해수욕을 즐긴다.
검게 그을린 웃통을 벗은 이곳 아이들이 비치발리볼을 즐긴다.
커다란 말들이 관광객을 기다리는 저 너머로부터 제트스키며 바나나보트 소리가 잠에 빠져들 때 할머니의 옛날얘기 소리처럼 아스라이 전해진다.
"할로, 할로" 하며 해변 마사지를 권하는 원주민 아주머니들도 급할게 없다는 표정.
수줍은 듯 살짝 떠오르는 해돋이 때의 한적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태국의 휴양도시 후아힌.
해변 일부에 바위가 몰려 있어 태국어로 "돌머리"란 뜻의 후아힌이 새로운 신혼여행지로 부각되고 있다.
방콕에서 남쪽으로 2백km 정도 떨어진 이곳은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해변 휴양지.
파타야가 한국의 워커힐처럼 미군의 휴식을 위해 개발된 곳이라면 후아힌은 원래 태국 왕실휴양지로 조성됐다.
라마(왕이란 뜻) 7세가 1920년대 지은 여름별장 "클라이 캉원"(걱정은 저멀리)이란 뜻 그대로 한적하고 평화롭다.
요즘도 태국의 잘사는 사람들과 서구인들이 가족단위 휴양지로 알려져 있다.
골프장도 가까이 있다.
해변을 따라 초고급 리조트가 줄지어 있다.
이중 소피텔센트럴은 20년대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된 리조트호텔.
3개의 너른 수영장과 각종 레크리에이션 및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복원 이전엔 영화 "킬링 필드"의 한장면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정문밖은 이곳의 중심가.
기념품가게, 시푸드음식점, 바 등이 매일 밤을 밝힌다.
인근에 왓카오여이란 원숭이사원이 있다.
태국 일반인들의 불교신앙의 모습을 야생원숭이와 함께 볼 수 있는 관광명소.
후아힌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페차부리지역이 나온다.
이곳에 율 브리너 주연의 영화 "왕과 나"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한 몽쿳왕(라마4세)의 여름별장 "프라 나콘 키리"가 있다.
평지 가운데 우뚝 솟은 언덕 꼭대기에 지어져 전망이 좋다.
몽쿳왕의 생활유물이 보전되어 있다.
드넓은 새우양식장을 양옆에 끼고 더 올라가 담논사두억으로 가보자.
잘 발달된 수로에 작은 배를 띄우고 생활잡화, 토산품, 과일, 먹거리 등을 파는 태국 수상시장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수로를 따라 전통수상가옥들도 이어져 있다.
관광객들에게는 값을 높여 부르기 때문에 일단 3분의 2는 깎은 값을 부른 뒤 흥정하는게 물건구입 요령.
방콕에 들어가면 눈이 즐겁다.
서울의 한강 같은 차오프라야강을 중심으로 발달된 방콕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궁전과 사원이 많다.
왓 프라 케오(에메랄드사원)와 왕궁이 핵심코스.
에메랄드 원석으로 만든 60cm 키의 부처가 있다.
국왕이 계절마다 금으로 된 옷을 직접 갈아입힌다고 한다.
태국왕실의 역사를 말해 주는 금붙이 유물이 전시된 박물관도 있다.
세개의 서로 다른 양식으로 세운 거대한 탑이 화려하다.
이곳 왕궁에는 현재 공주가 사는데 국빈 영빈관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현재의 푸미폰국왕(라마9세)은 치타타궁전에 거주한다.
왓 아룬(새벽사원)도 들러볼만 하다.
아침해가 비치면 새벽 같이 하얗게 빛난다는 사원이다.
담논사두억을 놓친 사람은 차오프라야강에서 수상시장의 묘미를 맛볼수 있다.
관광선을 타고 황토색의 차오프라야강을 잠깐 거슬러 가면 과일이며 기념품을 실은 작은 배가 잽싸게 다가선다.
태국인 안내인이 "강물은 색깔과는 달리 아주 깨끗한 편"이라고 연신 강조하는데 배에서 파는 식빵을 던져주면 팔뚝만한 메기들이 떼지어 물위로 올라오는 모습도 볼수 있다.
손으로 메기를 잡으려는 생각은 금물.
지느러미에 손바닥을 베여 고생하는 한국인관광객이 많다고.
후아힌(태국)=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