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엔低 노력'에 美도 '화답'..오닐 美재무 '강한 달러' 발언 파장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의 '강한 달러'발언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그러나 암울한 일본 경제상황과 오닐의 아시아 순방시기와 맞물리면서 외환시장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특히 7일 발표되는 일본의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1%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 나와 달러화 상승을 부채질했다. 오닐은 5일 기자회견에서 "기존 외환 정책을 바꾸려는 어떠한 고려도 하지 않고 있으며 강한 달러를 고수하는 것이 미국 경제에 가장 유익한 길"이라고 말했다. 외환문제에 대한 일본과의 구체적인 공조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했지만 이 발언은 최근 경기 부양과 수출 제고를 위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일본 정부에 대한 미국의 지지로 해석되기에 충분했다. 이와 함께 미국이 직접 시장개입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엔 약세를 위해 일본이 시장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일본은 지난 몇달 동안 엔화 가치 상승이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장애로 작용할 것을 우려,엔화 약세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와 관련,일본 고위 관리들은 외환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7개국(G7)들과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닐은 또 "일본이 지난 10년간 지속된 부진을 딛고 경제를 부양시킬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할 시점"이라며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개혁정책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개혁 정책에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는 엔화 가치 상승을 반전시키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에 대해 미국이 협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개월 동안의 달러 약세 기조가 멈추면서 당분간 달러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시장은 이번 주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와 오는 12일 오닐 장관의 일본 방문을 주시하고 있다. 이 두 사건에서 달러화의 향방을 보다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