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파워] 1부.끝 : (5) '붉은 수수밭'의 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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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습의 사슬을 끊어버리고 건강하게 새 삶을 살아가는 여인(붉은 수수밭)'
'1920-70년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살아가야 했던 한 부인의 기구한 운명(活着)'
'관료주의에 끈질기게 대항하는 시골 여인(국두)'
'장애 아들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버리는 어머니(票亮 )'...
중국 영화배우 궁리가 그려낸 여인상이다.
영화 속 그의 얼굴에는 밝음보다는 어두움이, 즐거움보다는 피로감이 많았다.
그의 영화 대부분이 어려운 현실에 찌들려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중국 여인을 그려냈던 까닭이다.
그러나 체념은 아니었다.
그의 얼굴 내면에는 언제나 중국 여성 특유의 끈질긴 생명력과 낙천성이 함께 했다.
중국에 여성 영화배우는 많다.
그러나 중국을 대표하는 배우는 궁리 한 명뿐이다.
요즘 영화 '무사'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신예 스타 장쯔이(張子怡)도 '리틀 궁리'로 불릴 정도다.
궁리는 중국 영화를 세계 무대에 올린 주인공이다.
지난 88년 그의 '연인' 장이머우(張藝謀) 감독과 함께 만든 '붉은 수수밭'은 베를린 영화제에서 금곰상(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 상으로 세계 영화계는 중국영화의 존재를 인식하게 됐다.
궁리는 작년 베를린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궁리는 '상업성보다 메시지가 있는 영화'를 추구하기에 중국인뿐만 아니라 세계 영화인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