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일뿐...美무대가 목표" .. 고교생 프로골퍼 송병근.김상기

"그레그 노먼처럼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송병근) "어니 엘스와 같은 부드러운 스윙으로 세계 정상에 서렵니다"(김상기) 여자에 비해 상대적 열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남자프로골프계에 두 '샛별'이 솟았다. 지난달 말 만 17세로 역대 최연소 남자프로가 된 송병근군과 김상기군이 그 주인공들. 두 학생프로는 똑같이 인천 광성고 2학년생이다. 송 프로가 84년 10월26일생으로 4월24일생인 김 프로보다 6개월 가량 어리다. 두 학생프로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른 것은 이들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프로테스트를 단번에 통과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들은 올해 초 세미프로테스트에 처음 응시,합격한 뒤 이번 프로테스트마저 한번에 통과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당면 목표는 11월에 있을 내년도 시드전을 통과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내년 초 실시될 아시안 PGA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에 응시해 합격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미국 무대를 노크할 것입니다" 닮은 점이 많은 두 학생프로는 목표를 말하는데도 당찼다. 이들 외에 홍준호(20·광성고3)군까지 이번에 3명의 학생프로를 배출한 골프교습가 전욱휴(37·미국 PGA 정회원)씨도 "국내 프로무대를 보자고 이들을 키운 것은 아니다"며 "우리의 목표는 미국"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그래서 이들을 자신이 미국에서 배워온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지도하고 있다. 두 학생프로에게는 찬사 못지 않게 우려도 뒤따른다. 어려서 프로가 되다보니 그 또래 때 해야 할 학교공부나 인성교육,다양한 친구 사귀기 등은 등한히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 미국의 타이 트라이언이나 영국의 저스틴 로즈,재미교포 나상욱,김성윤 등 10대에 프로가 되는 것이 최근 추세이나 이들 역시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두 학생프로는 이같은 염려를 의식한듯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스윙 머신'이 되지 않기 위해 빼먹은 수업은 개인과외나 시즌 후 보충수업으로 메우려고 노력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영어회화도 익힐 것이고요" 두 학생프로는 "자연 속에서 운동하는 것이 좋아서"(송병근) "평생직업으로 손색 없어서"(김상기)로 골프입문 동기는 달랐지만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한결같이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될성부른 선수와 그 재능이 꽃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습가가 있어 한국 남자골프의 앞날이 밝아 보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