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성균관大가 뜨네 .. '삼성경영' 벤치마킹

성균관대학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며 급부상하고 있다. 서울대가 지난달 29일 "성대를 배우겠다"고 나선 뒤부터 성대의 주가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성대는 지난 91년 11월 재단인 봉명그룹의 부도로 "침몰"직전까지 몰렸으나 5년만인 1996년 11월부터 괄목 성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대가 배우고자했던 것 가운데 하나도 성대 성장의 핵심 엔진이 무엇이냐는데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성균관대는 물론 다른 대학 관계자들은 "삼성식 경영"의 접목을 가장 큰 이유로 든다. 실제 심윤종 총장도 "학내 모든 부문에 대해 경영평가를 실시하는 등 삼성식 경영 마인드를 대학 행정에 도입한 것이 성대를 변화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재단이 들어온 이후 교수들은 전면 개혁에 의견일치를 보았다. 우선 성대는 외환위기 속에서도 인프라를 확충했다.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는 '600주년 기념관'과 의학관 경영관 종합연구동 첨단기숙사 등 초대형 건물을 잇따라 완공했다. 이와함께 삼성의 인재제일주의 원칙에 따라 우수교수 확보에 나섰다. 96년 당시 4백58명에 불과하던 교수를 9백62명으로 늘렸다. 교수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연봉계약제도 도입했다. 이어 학사제도를 기업이 중시하는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했다. 95년까지 61개 학과별로 뽑던 신입생모집 형태를 두차례의 변화과정을 거쳐 2001년에는 아예 4개 대계열 모집으로 축소했다. 학부제는 학생들이 수강과목을 신청하지 않을 경우 강의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교수들의 반발이 큰 제도. 다른 대학이 이 학부제를 선뜻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교수들의 반발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대는 기업식 경쟁을 촉진하고 2학년때 전공을 선택하는 수요자 위주로 변화하는데 성공했다. 전공필수과목을 과감히 폐지한 것도 수요자인 학생들을 위한 조치였다. 졸업학점을 학부특성에 따라 1백30∼1백50학점으로 다양화,졸업최저 이수학점을 1백30점으로 줄였다. 또 졸업후 진로에 따라 학문지향형 취업지향형 복수전공형 자격증취득형 등으로 패키지화했다. 졸업생 품질보증제라는 독특한 '졸업기준 강화'제도도 도입했다. 이른바 삼품제다. 국제품은 외국어평가시험에서 70점 이상 또는 토익 6백점 이상이어야 한다. 정보품은 인증시험에 70점 이상,인성품은 사회봉사 30시간 이상(의과대생은 88시간 이상)을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행정조직도 '단과대+학과'에서 학부로 단일화했다. 학부장(Dean)은 기관운영 인사 재정 등 거의 전권을 행사토록 했다. 이같은 변화는 교수연구력의 증가로 나타났다. 교수연구력의 척도가 되는 국제과학논문색인(SCI)에 게재된 논문수가 96년 92편에서 지난해엔 5백84편으로 6백30% 증가,국내 5위에 진입했다. 대형국책 연구프로젝트 수주도 수위를 차지할 정도다. 삼성 인수후 성대가 급속하게 발전하자 우수학생이 들어오고 있다. 96년에는 수능 상위 5% 이내 학생 비율이 전교생 대비 35.1%였으나 2001학년도엔 51%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성대는 가장 큰 수확이라고 평가한다. "지난 91년부터 96년 사이 성균관대는 2만여명과 함께 침몰하는 배와 같았다. 교수와 학생은 공멸의 두려움에 떨었고 교정은 침울했다. 그러나 지금은 희망으로 부풀어 있다"고 이성순 기획조정처장은 설명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