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의 화요일] 재료주 행보도 '안개속'..'국내 증시 영향'

한국증시는 "미국 항공기 테러사건"을 버텨낼까 그동안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증시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독자노선"을 걷던 한국증시가 "미국 항공기 테러"라는 복병을 만났다. 이번 사태가 미증유의 폭발성 사건이어서 증시에 일만만파의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당장 국제정세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석유 등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이 춤을 출 것으로 예상돼 증시는 두고두고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증시도 널뛰기를 할 게 뻔하다. 이에따라 단발성 재료로 메뚜기 처럼 매기를 옮겨다니는 "메뚜기 장세"가 이어질지가 관심거리다. 최근 증시는 경기회복이 불투명하고 해외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종합주가지수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시장 내부에선 "사자"세력이 메뚜기처럼 이 종목 저 종목을 활발하게 옮겨 다니는 "메뚜기 장세"를 연출했다. 그러나 대중주의 오름세는 한풀 꺾인데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들면서 "밋밋한" 종목군 보다는 "그린벨트""누에그라""광우병"등 "눈에 띄는" 재료를 갖춘 개별종목으로 매수세가 달라붙고 있다. 이번 테러사건으로 가뜩이나 움추러든 투자심리가 미국 등 해외증시의 눈치를 보는 극도의 "눈치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거래가 위축되고 해외증시에 귀를 쫑긋하는 "해바라기"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개장 불투명=당장 12일 증시가 열릴지가 관심사다. 남영태 증권거래소 부이사장은 "미국 사태에 따라 뉴욕과 런던증시가 폐장하는 등 세계 경제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고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도 충격이 예상되지만 일단 12일 증시는 개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남 부이사장은 국내 사태가 아닌 외부적 충격으로 증시가 문을 닫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상황이 심각할 경우 임원회의 및 정부와의 협의 등을 거쳐 12일 아침 일찍 개장여부를 최종결정하게 될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시가 미국사태로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가 벌이지면 투자심리는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나홀로 장세"도 설득력을 잃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장세흐름=데이트레이더의 "대장주"인 하이닉스반도체는 이달초 8백원대까지 추락했으나 저가 메리트와 채권단의 추가지원 소식으로 5일 연속 급등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채권단회의 지연으로 이날 하한가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보다 확실한 재료가 있는 종목군으로 투자자의 매기가 옮겨 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날 일본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는 소식으로 대표적 "틈새 테마"인 광우병.구제역 수혜주들이 활개를 친게 그 증거다. 동원수산 등 수산주와 하림 등 닭고기주,사료주 등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무세제 세탁기 개발소식이 전해지면서 대우전자는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한국형 비아그라인 "누에그라"의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근화제약도 상한가를 쳤다. 하지만 "하루살이 테마"에 그쳤다. 부평공장의 현대차 위탁경영설 및 매각무산설 등 소문이 꼬리를 물면서 대우차판매는 물론 부품업체들까지 급락했다. 8년만에 부활한 "자산주 테마" 역시 밋밋한 종목들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부산지역 토지의 그린벨트 해제라는 재료가 있는 성창기업만이 5일째 상한가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추종세력"들은 약세로 반전됐다. 향후 장세전망=전문가들은 단발성 재료에 따라 널뛰기를 하는 종목은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쉽게 재료가치가 소멸되거나 시장반응이 냉담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동안 애써 무덤덤했던 "외풍"이 "폭풍"으로 변하면서 투자심리는 극도로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