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大慘事'] 관광.비즈니스 '올스톱' .. 공항.여행업계 표정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대륙으로 들어가는 항공길이 12일 완전히 막혔다. 아시아쪽은 물론 런던 파리 등 유럽쪽에서 들어가는 북미행 항공로도 전면 차단되면서 북미대륙 하늘에 는 거대한 차폐막이 둘러쳐진 형국이 됐다. 이에 따라 북미대륙을 오가는 관광이 올스톱돼 관련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또 한국과 북미대륙을 오가는 비즈니스맨 및 유학생들도 갈길이 묶이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북미행 항공편 완전 결항=12일 미국행 항공노선을 예약했던 승객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천국제공항에 나왔으나 미국은 물론 캐나다 지역 전역까지도 비행이 금지됐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지난 11일 밤부터(한국시간) 뉴스속보를 본 탓인지 인천공항은 혼잡하지 않았지만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공항에 나온 사람들은 항공사에 우회 운항여부를 알아보는 등 난처해했다. 이날 미국 뉴욕행 대한항공 081편을 예약했던 방순옥씨(60·여)는 "딸의 출산을 돕기 위해 출국해야 하는데 공항폐쇄가 길어질까 걱정"이라며 어떻게 방법이 없겠느냐고 낙담해했다. 이날 미국행 비행기 좌석을 예약한 승객은 국적선의 경우 대한항공 2천4백명,아시아나 9백15명 등 총 3천3백15명으로 집계됐다. 외국항공사도 3백명 정도가 예약한 상태로 하룻동안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한 승객은 3천6백여명에 달했다. 대한항공은 여객기 20편과 화물기 6편 등 모두 26편이 결항했고 아시아나는 괌과 사이판 노선을 합쳐 8개 노선이 결항했다. 예약자들은 이날 공항폐쇄로 운항이 불가능해진 미국행 노선뿐만 아니라 대한항공의 인천∼토론토간 등 캐나다 노선도 결항됨에 따라 노선이 언제 열릴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 연방항공청(FAA)이 처음에 밝힌 공항폐쇄 기간은 13일 오전 1시(현지시간)까지지만 정상화를 위한 사태수습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여 언제 공항이 정상적으로 운영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와 관련,미 연방항공청은 빠른 시일내에 미국 전역의 공항개방과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우리 정부에 알려왔다. ◇여행업계 큰 피해 우려=미국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테러는 국내 관광업계에도 '심각한 테러'로 작용했다. 롯데관광 대한여행사 등 국내 주요 여행사에선 평소 하루 수백통씩 걸려오던 미국 여행에 대한 문의가 이날 뚝 끊겼을 뿐 아니라 여행사별로 10∼20여개의 기존 예약이 줄줄이 취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관광의 최종원 미주팀장은 "지난 91년 중동 걸프(Gulf)전쟁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당시 2개월 가량 중단된 미주지역 관광 악몽이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씨(35)는 "하이재킹(비행기 납치)이 언제 또 생길지 모르는데 어떻게 비행기를 탈 수 있겠느냐"며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달말 입국 일정이 잡혀있던 주한미군 가족 1백43명의 방한 일정이 불투명해지는 등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인천공항 경계강화=인천공항경찰대와 보안당국은 미국적 항공기에 대한 추가 테러 등을 예방하기 위해 계류장에 있던 유나이티드와 델타,노스웨스트항공 소속 여객기들을 원격 주기장쪽으로 이동시켰다. 또 이동된 각 미국적 항공기 인근에는 무장경찰력을 배치,만의 하나 있을지도 모를 테러단의 기습에 대비했다.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 관리사무소와 공항세관은 항공기 탑승대기 장소를 오가는 모든 출입자에 대해 휴대용 금속탐지기 검사를 실시하는 등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특히 중동인 승객이 휴대하는 모든 수하물에 대해서는 내용물 하나 하나를 확인하는 개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미국내 테러사건과 관련,인천공항에 경계근무 강화지시가 하달된 가운데 경찰특공대가 보유한 대(對) 테러용 장갑차가 실전에 처음 배치돼 사태의 심각성을 반증했다. M60기관총이 장착되고 바퀴까지 방탄으로 된 이 장갑차는 항공기가 피랍됐을 때 테러범의 총격에도 끄떡없이 근접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김재일·김희영·안재석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