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大慘事'] 수출피해 이틀새 3000만달러

테러사건으로 촉발된 미국의 공항과 항만 봉쇄조치로 국내 업체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대미 수출품의 수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일부 품목은 통관지연 등으로 인해 수출중단 사태까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재고물량을 동원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항로운항이 조만간 재개되지 않을 경우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가 13일 대미 수출실적 상위 5천개사를 대상으로 피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72개사가 3백72건, 3천6만3천달러의 수출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의 경우 지난 11∼12일 이틀간 운송지연으로 약 5백만달러어치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와 전자부품은 항로운항이 완전 정상화될 때까지 수출차질이 불가피하며 납기지연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산업기계 분야는 해상운송 비중이 높아 당분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일부 품목에서는 통관지연과 수출중단 사태가 현실화됐다. 이화다이아몬드 등 보석업체들은 항공운송 중단으로 11만달러어치의 물품을 싣지 못했다. 대우종합기계는 뉴욕항이 봉쇄돼 5백만달러어치 공작기계의 통관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야금은 금융거래 시스템이 마비돼 7만3천달러의 수출대금을 입금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뉴욕 뉴저지항 도착 예정인 선박이 항만 폐쇄로 인근 항구로 회항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뉴저지항이 업무를 재개하면서 정상적으로 통관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뉴욕 공항 및 항만의 통관업무가 정상화되더라도 세계무역센터에 있던 세관본부가 파괴돼 상당기간 수출입 및 물류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은 LA 롱비치항으로 입항하는 선박에 대해서도 보안검색을 강화하고 있어 선박들의 항구 정박시간은 평소보다 8시간 정도 더 지체되고 있다. 또 미국공항의 운항재개도 역시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