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투자시대 열린다] (11.끝) '가치주'

배당투자 유망종목들중 상당수는 '가치주'다. 지금 가치주로 분류되지 않는 종목들은 앞으로 그렇게 될 '예비 가치주'들이 많다. 실적이 좋고 주주중시 경영을 하는 가치주가 하반기 들어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배당유망주라는 '새옷'으로 갈아입고 있다는 얘기다. 가치주는 올해 증시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가격이 급등했다는 점에서 부담스럽게 받아들여져 왔었다. 그러나 미국 테러 참사 이후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주가가 크게 낮아져 투자자에게 절호의 매수 기회를 주고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배당투자가 유망한 가치주는 단기매매보다는 장기보유로 초점을 맞춰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 배당투자가 유망한 가치주 삼성증권은 장기 배당투자 유망종목으로 S-Oil 한국가스공사 LG화학 현대모비스 LG전선 현대백화점 등 30개 종목을 뽑았다. 여기에는 삼성정밀화학 호텔신라 현대미포조선 한국화인케미칼 이수화학 한국포리올 등도 포함됐다. 이들중 상당수는 올 상반기 증시에서 '미인주'로 떠올랐던 가치주들이다. 이들은 'IMF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극심한 불경기를 경험했던 지난 98년에도 배당을 지급하는 등 꾸준하게 안정적인 배당정책을 유지해온 기업들이다. 앞으로 시장 평균 이상의 ROE(자기자본이익률:순이익/자기자본)와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로 꼽힌다. 이들 30개 종목의 평균 ROE는 지난해 10.7%로 시장 평균인 6.7%를 4%포인트나 앞섰다. 올해 예상 ROE도 11.5%로 시장 평균(7.8%)을 웃돌 전망이다. ◇ 배당유망 가치주 싸게 살 기회 사상 유례없는 미국 테러 참사의 충격 이후 전 세계적인 증시 폭락사태로 국내 고가의 배당유망 가치주들이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급락했다. 지난 7월 1만4천원대까지 치솟았던 현대모비스는 테러 사건 직후인 지난 12일 이후 9천원대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 1만6천원대에서 움직이던 한국가스공사도 최근 1만3천원선으로 밀려났다. LG전선도 테러사건 이전 1만6천원선이던 주가가 1만3천∼1만4천원대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대우증권 홍성국 부장은 "미국 테러 참사 이후 주가 급락으로 그동안 쉽게 사기 힘들었던 우량주와 배당투자 유망종목 등을 저점 분할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악화추세인 경기 지표와 미국 주요 기업들의 3·4분기 실적 경고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증시가 상승추세로 반전되기 힘든 만큼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역발상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게 증시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배당유망 가치주는 장기보유해야 배당수익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노리려면 우선 장기투자 자세를 가져야 한다.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최근 장세에서는 더욱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싸게 산 주식이 조금 오른다고 곧바로 되팔아 버리면 높은 수익을 얻기 힘들다. 12월 결산 법인에 투자할 경우 연말까지 3개월 남짓한 기간만 보유하면 배당수익과 시세차익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경기회복이 불투명하고 미국의 테러 참사라는 돌발악재까지 터져나와 증시상황이 좋지 않지만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잇따라 금리를 내리고 강력한 주가 부양책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효력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같은 점에서 예년만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연말특수도 기대해볼 만해 배당투자는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유력한 투자전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