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와의 대화] 이종우 <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39)은 증권가에서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통한다.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지난 99년 중순 증시전문가 대부분이 대세 상승기라고 외칠때 주가거품을 경고하며 비관적인 장세전망을 내놓아 주목을 끌기도 했다. 내로라는 여의도의 투자전략가 중 소장파이지만 독특한 접근법과 분석틀로 시장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팀장의 장기적인 증시전망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주식시장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경기회복에 따른 펀더멘털의 개선이 선행돼야 하며 아직 그런 징후를 발견할 수 없다는 견해다. -주가가 연중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주가 바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 "바닥을 점치기에는 아직 이르다. 세계경제가 여름을 넘기면서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현재의 전쟁 위기감보다는 경기 침체의 장기화 등을 우려한 결과다. 특히 미국 경제의 60%를 떠받치고 있는 소비부문이 위축되고 있는 게 최대 악재다. 지난 8월 미국의 실업률이 4.9%로 급상승한데다 주가 하락에 따른 자산 감소로 소비심리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 결국 미국 증시 침체는 국내 증시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내 증시가 언제쯤 약세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나. "최저점에서 30% 정도 상승하는 강한 기술적 반등이 올해 안에 한번쯤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반등 후에 다시 제한적인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으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경기 회복에 대한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내년 2·4분기께면 경기 바닥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며 증시 흐름이 반전될 것으로 본다" -기술적 반등에 대한 시점을 언제로 보나. "미국의 테러 보복이 매듭지어지면 낙폭과대 메리트가 집중적으로 부각될 것이다. 최악의 경우 전쟁이 터져도 국내외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 미국의 정책이 확전쪽으로 기울어도 대상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정도에 국한되는 만큼 세계 경제나 석유 수급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다. 과거 걸프전 때는 전쟁발발 후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 유례없는 저점을 기록 중인 미국 증시는 전쟁발발 등 가시적인 사건이 나타날 때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주가는 불안할 때 내렸다가 막상 가시화되면 반등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가 심상찮은데. "해외 증시의 불안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다.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 특히 반도체경기 침체 전망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급락하자 삼성전자를 많이 팔고 있다. 해외 증시가 안정을 되찾으면 팔았던 주식을 다시 거둬들일 것이다" -요즘 투자설명회에서 주로 무슨 얘기를 해주나.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라는 말을 많이 한다. 시장 상황이 어렵다보니 매수를 권유하기 힘들다. 그러나 주식을 팔 기회를 이미 놓쳤다는 점은 분명히 지적해 준다" -투자 유망종목을 꼽는다면. "시장이 불안정해 단기적으로 증권주 은행주 건설주를 비롯해 저가 대형주들이 시세를 낼 것으로 본다. SK텔레콤 신도리코 대덕전자 등 성장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기업에 대해서는 장기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또 장기적으로 IT(정보기술) 종목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투자할 때가 됐다고 본다. IT 기업 중에선 소프트웨어 보안 무선이동통신 인터넷교육 게임업체 등이 유망해 보인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