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의 세계] (20) LG데코빌 단독주택 리모델링

LG데코빌은 최근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 있는 대지 55평 건평45평의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했다. 지은지 20년된 건물이었지만 외관은 말끔한 편이어서 내부만 바꾸기로 했다. 평범한 단독주택 내부 리모델링이었지만 집을 고치는 데 꼭 고려해야 할 게 있었다. 다름아닌 집주인이었다. 집주인은 하반신이 불편한 장애인이다. LG데코빌은 다른 집을 리모델링 할 때보다 남다른 신경을 썼다. 기존 집의 구조는 집주인의 특수상황이 전혀 고려되지 않아 사는데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LG데코빌 리모델링팀은 집주인의 상황을 고려,설계에 주안점을 뒀다. 화려한 모양내기보다는 활동하기에 불편하지 않은 집이 되도록 하는데 많은 고민을 했다. 우선 집안이 전체적으로 좌식생활 구조로 된 것을 입식공간으로 바꾸기로 했다. 보호장구를 사용하는 집주인의 행동반경을 줄여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입식은 자주 앉았다 섰다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 가구들을 모두 들어내고 입식 스타일로 바꿨다. 집주인이 수납을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품을 줄여주기 위해 안방 수납장을 침대 끝에 마련되도록 설계했다. 문제는 욕실이었다. 침대 두개를 놓고 나니 욕실 입구의 벽면 활용이 어려워졌다. 벽이 좁아 벽체의 수납장을 짜넣기가 옹색해진 것이다. 모든 수납장을 되도록이면 침대 근방에 모아줘야 하는데 그것이 어려워졌다. 생각끝에 욕실 문에다 붙박이 수납장을 짜넣었다. 또 욕실문 양쪽벽면에도 수납장을 달았다. 겉보기에는 벽면 전체가 붙박이장이지만 손잡이를 당기면 욕실문이 열리도록 설계했다. 방안이 깔끔하게 정리되고 화장하는데도 불편이 없도록 꾸며졌다. 집은 철저하게 주문자 생산 제품이다. 공동주택에 비해 단독주택은 집주인의 요구사항이 비교적 잘 반영될 수 있는 주택이다. 그러나 거주자와 설계자 모두의 무관심으로 공장에서 찍어내듯 천편일률적인 집들이 지어지는 경우가 많다. LG데코빌 김소형 설계담당은 "주택 리모델링의 중요한 핵심포인트는 바로 집주인의 의견을 반영해 주는 것"이라며 "사전에 거주자들과 자세한 상담을 통해 이들의 생활방식을 철저히 파악하고 이를 반영하는 설계를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요즘 집주인들은 아파트 모델하우스나 잡지책 등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인테리어에 현혹돼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을 차분하게 설득시켜 자신에게 맞는 집을 갖도록 해주는 것도 리모델링 전문가들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