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석 신안그룹회장 구속] '신안그룹 어떻게 성장했나'
입력
수정
신안그룹은 건설 레저 금융 철강분야 등 15개 계열사를 거느린 자산규모 1조1천억원 규모의 중견그룹이다.
지난해 신안그룹의 매출액은 2천3백억원이었으나 올해는 줄잡아 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남 신안군 비금도 출신인 박순석 회장은 13세때 서울로 상경,막노동 등을 하면서 돈을 모은 뒤 지난78년 서울 동대문에서 철근 도소매업을 시작하면서 건설업과 인연을 맺었다.
그러던 중 지난80년 신안종합건설을 설립하면서 건설업에 뿌리를 내렸다.
박 회장은 83년 신안,90년 태일종합건설을 잇따라 설립해 주택 및 토목분야의 기업군을 형성했다.
90년대 중반부터는 신안주택 할부금융 신안팩토링 등 금융분야로까지 계열사를 늘렸다.
그는 90년대 후반부터 골프장 호텔 등 레저산업쪽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94년 그린힐CC,95년 신안CC,올해 리베라CC(구 관악CC)를 차례차례 인수했다.
여기에 서울 강남과 대전 유성의 리베라 호텔까지 계열사로 편입됐다.
그러나 리베라CC와 조흥신용금고를 인수한 뒤 골프장회원과 금고직원 등으로부터 불만을 사 원성을 듣는 등 잡음에 시달려왔다.
박 회장은 결국 자신이 평생을 두고 이룩해 낸 골프장과 호텔사업장에서의 비행이 알려지면서 곤경에 처하게 됐다.
◇어떻게 성장했나=박 회장은 70년대 후반 주택사업을 하면서부터 '대물 안기기'로 악명이 높았다고 업계소식통은 전한다.
주택건설업체들은 다 지은 집이 안팔리면 하청업체에 공사대금 대신 미처분 주택을 떠넘기곤 해왔다.
그러나 신안그룹은 아예 공사를 맡길 때부터 공사대금 자체를 대물로 가져가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어왔다.
따라서 땅만 확보하면 현금부담을 거의 지지않고 사업을 벌일수 있었다.
이때 하청업체는 공사가 끝나는 시점에 대물로 받은 물건을 제값에 팔아야만 이익을 남길수 있는 위험을 떠안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로 인해 하청업체들로부터 적지않은 원성을 사기도 했다.
박 회장의 '대물안기기'는 신안CC 그린힐CC 건설에도 유감 없이 발휘됐다.
그를 잘아는 사람들은 "이같은 사업형태는 한번 움켜쥔 돈을 절대로 내놓지 않는 성격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러한 그도 대규모 공사가 이뤄지는 지역에서는 검찰과 국세청 관계자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편으로 만들어놓고 각종 인허가문제 등을 풀어나가는 수완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로는 정권 실세와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해 정치권과 연루됐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그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의 1만평 대지를 매매하는 과정에서 이용호 G&G그룹회장과도 친분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골프장과 신호스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회사의 노하우를 도입한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