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전문성 부족" .. LG경제硏 72社 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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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들이 업무수행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기업 내부에서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이 국내 60대 그룹에 속한 72개사 재무담당 임직원 1백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사외이사들은 대외적으로 경영투명성을 제고하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정작 본연의 업무수행에는 전문지식 부족 등으로 제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및 자금조달, 배당 등 기업내부의 재무적 의사결정 고려사항에 대해서는 한국 CFO(재무담당임원)와 미국 CFO들의 견해차이가 적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겉도는 사외이사 =이번 서베이에서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역량이 높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10%에 그쳤다.
반면 '전문성이 낮거나' '보통'이라고 답한 사람은 각각 18%, 49%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부분 사외이사가 대주주나 현직 경영진의 추천으로 선임되고 있는 현실에도 불구,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높다'(27%)는 응답이 '낮다'(16%)는 응답보다 높았다.
응답자들은 또 사외이사로 회계사 등 재무전문가(42%)나 엔지니어(35%) 외부 컨설팅회사의 현직 컨설턴트(32%) 전직 타기업 경영자(32%) 등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거나 기업 경영과 관련있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학 교수, 소속 회사의 전직 경영자, 전직 정부관료, 전직 은행간부 임직원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 재무정책에서의 주안점 =최근 정부가 장려하고 있는 기업내 재무위원회나 임금.보상위원회, 감사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3분의 2 이상이 '필요없다' 혹은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재무전략과 관련, 대부분 국내 CFO들은 미국기업 CFO들과는 달리 주당가치보다는 주가, 부채상환 능력보다는 신용등급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들어 증자를 실시할 때 국내기업들은 주가가 올라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발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최우선시 하는 반면 미국 기업은 주당순이익이 희석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장 중시한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이에대해 국내 기업들이 투자자를 고려해 재무 의사결정을 내리기 보다는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부채조달 규모를 결정할 때는 대부분 국내기업이 적정 신용등급을 유지하는데 신경쓰는 반면 미국 기업은 장단기 부채상환능력 등 회사의 재무적 유연성을 더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연구원은 미국 듀크대 교수(경영학)인 그래험과 하비가 미국 기업 CFO 3백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와 이번 서베이를 비교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