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 깊어가는 백두대간 고갯길 .. '한국관광공사 추천 7선'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등줄기. 백두산에서 시작, 온 땅에 산줄기를 뻗어 생명을 불어 넣는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 백두대간 고갯길을 넘으며 사색에 잠겨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백두대간 고갯길 7선'을 소개한다. # 닭목재 강릉 왕산리와 대기리 경계에 있는 고개. 닭의 목처럼 길게 뻗은 형상이다. 오지중의 오지였던 주변마을은 사방으로 길이 뚫리면서 고원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왕산리 왕산교에서 닭목재로 오르는 구간의 단풍이 좋다. 드라이브와 단풍을 즐기고 들리는 곳이 왕산조형연구소. 지난 93년 왕산초등학교 왕성분교가 폐교되면서 들어섰다. 실내외에 2백50여점의 조각품이 전시되 있어 여행객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고랭지채소밭 천국인 안반덕과 고루포기, 피덕령, 용평리조트로 가는 길이 있다. 더 아래쪽의 대기리에서 정선 구절리.아우라지, 씨감자와 당근이 유명한 고단리마을과 임계방면 길이 나 있다. 피덕령, 구절리 방면은 승용차 통행이 어렵다. 강릉시청 문화체육과 (033)640-4225 # 만항재 정선, 영월, 태백의 접점고개(1천3백13m). 국내에서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중 가장 높다. 맑은 날 한밤중에 정상에 서면 별이 쏟아져 내린다. 이 지역의 평균고도가 워낙 높아 오름길의 경사도가 심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정암사를 지나 오르막에 있는 만항마을은 예전에 탄광근로자들로 북적이던 곳. 그러나 인근 탄광들이 문을 닫으면서 만항마을 주민들은 작은 밭뙈기에 기대어 살고 있다. 만항재에서 화방재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태백산이 바짝 다가 선다. 단풍 드라이브코스로 더없이 좋다. 최근 싸리재 밑으로 두문동터널이 뚫리면서 만항재길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어 한가하다. 정선군청 관광문화과 (033)560-2365 # 마구령.고치령 마구령은 소백산국립공원 경계지역 제일 동쪽에 있다. 해발 8백20m. 백두대간 종주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오지트레킹을 겸한 영월 옥동천변~와석리 김삿갓계곡~단양 의풍리마을~영주 남대리 길이 괜찮다. 와석리, 의풍리, 남대리는 정감록에서 십승지지의 하나로 꼽을 정도의 산골마을인데 의풍리부터는 평지가 전개돼 색다른 느낌을 준다. 마구령 서쪽의 고치령은 영주 단산면 좌석리~마락리~단양 영춘면 의풍리를 연결한다. 해발 7백70m. 가을 트레킹코스로 마구령보다 낫다는 평. 예전과는 달리 차량통행이 어려울 정도의 비포장길로 변해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소백산관리사무소 (054)638-6196 # 하늘재 충주와 문경 사이 월악산에 놓인 고개(5백25m)다. 얼핏보면 하늘과 맞닿아 있다고 해서 이름지어졌다. 우리나라 최초로 뚫린 고갯길이라고 한다. 신라 8대 아달라왕 3년(158년) 북진을 위해 길을 열었다. 신라 마의태자와 그의 누이 덕주공주가 망국의 한은 품고 금강산으로 향할 때 이 고개를 넘었다고 전한다. 조선 태종 때 지금의 문경새재가 뚫리면서 잊혀지기 시작했다. 월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하늘재의 역사를 되살리기 위해 고갯길 1.5km 구간을 '역사.생태관찰로'로 조성한다. 하늘재 아래의 미륵사지는 신라말~고려초에 창건된 것으로 보이는 절터. 5층석탑(보 95호), 석불입상(보 96호) 등이 남아 있다. 하늘재는 일반차량 통행이 금지되어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월악산관리사무소 (043)653-1205 # 덕산재 김천과 무주의 경계선상에 있다. 해발 6백44m. 고갯마루에 서면 남으로 가야산, 북으로 민주지산, 삼도봉 등 백두대간 산줄기가 내리 달린다. 무주쪽에 나제통문이 있다. 30번국도를 타고 나제통문을 지나 들판을 바라보며 오르막길을 따르면 정상에 휴게소가 있던 공터가 나오는데 주변 풍광이 수려하다. 국도가 포장되기 전의 이름은 주치였다고 한다. 경상도쪽 대덕면 덕산리 주치마을에서 그 흔적을 발견할수 있다. 덕산리쪽 경관은 무풍면쪽과 사뭇 다르다. 동남쪽으로 가야산과 수도산이 눈아래 들어올 정도로 시야가 트여 있다. 산골마을의 계단식 천수답이 고향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김천시청 문화공보실 (054)420-6063 # 빼재 무주~거창 경계에 자리한 고개. 37번국도가 지난다. 삼국시대 잦은 전투로 많은 병사들이 뼈를 묻었고, 임진왜란 때에는 왜구와 맞선 양민들이 식량으로 잡아먹은 산짐승의 뼈가 널려 있어 빼(뼈)재라 했다고 한다. 거창쪽의 휴게소에서 보는 풍광이 좋다. 가야산 시루봉 호음산 등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장쾌하다. 고개 남쪽의 호음산자락에는 고랭지 채소밭이 있어 초원 같은 풍경을 엮어낸다. 무주군청 문화관광과 (063)320-2544, 거창군청 문화공보실 (051)940-3224 # 여원치 전남 남원~운봉 사이의 고개(4백77m)다. 24번 국도가지난다. 고려말 왜구가 희롱한 젖가슴을 잘라내고 자결한 주모, 그 주모가 현몽해 왜구를 물리친 이성계에 관한 얘기가 고개이름에 남아 있다. 낙조가 운봉팔경중 하나로 꼽힐 만큼 아름답다. 고갯마루를 지키고 있는 운봉대장군 석물상을 지나면 지리산줄기에서 뻗어나온 부운치, 팔랑치, 바래봉의 장엄한 능선이 시선을 압도한다. 운봉은 목기와 함께 송홍록, 송만갑, 박소월로 이어지는 동편제 소리로 유명한 곳이다. 지리산 단풍을 즐기려면 주천면 주촌리에서 정령치를 넘는 산록도로를 따르는게 좋다. 남원시청 문화체육과 (063)620-6544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