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타치, 가전사업.산업기기 사업 분사

일본 히타치는 가전사업과 산업기기 사업을 본사로부터 분리,생산 자회사와 통합한 신설회사에 2002년 4월부터 넘긴다고 발표했다. 히타치의 결정은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비수익사업을 본사로부터 떼내기 위한 것이며 본사는 IT(정보기술)분야에 경영자원을 집중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히타치가 주력할 IT사업은 컴퓨터용 외부기억장치(스토리지)와 솔루션 등이 최우선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가전사업 분리 방안의 하나로 냉장고,세탁기등의 백색가전 사업을 생산 전담 2개 회사와 통합하기로 했다. 변압기등 산업기기 사업은 설비보수 및 서비스 전담 자회사와 생산 자회사 2개를 한데 묶어 신회사를 설립한 후 이곳에 넘기기로 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고성장이 기대되는 디지털 가전의 개발,생산업무는 그대로 본사에 남길 방침이다. 히타치의 백색가전 사업은 올 한햇동안 5천6백억엔,산업기기는 1천4백90억엔의 매출이 예상되며 모두 영업흑자를 내고 있다. 하지만 수요정체로 큰 폭의 매출신장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중국산등 저가 외국산제품의 공세로 가격 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지자 분사를 통한 원가압축과 생존력 제고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백색가전 업계는 제품개발 및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샤프와 산요가 생산,개발에서 손을 잡는등 업체간의 합종연횡이 초스피드로 진행중이다. 히타치 역시 제휴파트너인 마쯔시타 및 외국계 기업과의 사업통합을 고려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협상에서 유리한 카드를 차지하기 위해 분사를 택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쇼야마 에쓰히코 히타치사장은 "개발,제조,판매의 각부문을 일체적으로 운영해 각 사업부문의 생존능력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며 "10월 1일자로 13개 사업그룹을 11개로 재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