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패망 '秘史'] (22) (인터뷰) 이성희 <금융감독원 국장>

BFC의 첫 손님이었던 이성희 금융감독원 국장. 대우그룹 분식회계 조사.감리 특별반장을 맡았던 그는 조사반원을 이끌고 직접 BFC로 날아갔다. 그는 "BFC의 모든 자료를 확보해 검찰에 제공한 것이 나름대로 성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비은행검사1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BFC를 직접 조사하게 된 배경은. "분식회계와 부실감리에 대한 증빙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대우가 제출한 재무제표나 장부 등 자료만 갖고 1백% 분식회계를 입증하기 어려웠다. BFC 조사가 가장 중요한 일이어서 반장인 내가 직접 갔다 왔다" -BFC의 정확한 실체는 무엇인가. "김우중 회장과 일부 측근들이 내부적으로 사용한 편의상의 코드이름이었다. 관리목적으로 사용한 일종의 계정과목이다. 물론 10여개 비밀계좌가 있지만 이를 통틀어서 하나의 해외 계정과목으로 본 것이 BFC이다" -BFC 조사에서 어떤 성과를 올렸나. "8조원의 장부 조작을 밝혀낸 것이다. 또 BFC 관련 서류 등 수기장부와 테이프, 디스켓 등 컴퓨터파일을 모두 서울로 가져 왔다. 사과박스로 수십상자에 달했다. 만약 BFC 자료를 확보하지 않았다면 대우재판 과정에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을 것이다" -김우중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은. "개인용도의 비자금은 찾지 못했다. 다만 지출내역 중에 규명되지 않은 항목이 7억달러 정도였다" -수기자료와 전산자료가 같이 있었나. "90년 3월 이전 것은 손으로 쓴 수기장부였다. 81년부터 BFC라는 수기장부가 있었다. 수기장부 자료의 신빙성은 없지만 금액이 크지는 않았다. 90년3월부터는 전산자료로 보관돼 있었다" -BFC를 누가 관리했나. "(주)대우 런던 현지법인에 있는 BFC 전담 관리직원 5명이 있었다. 물론 김우중 회장의 지시로 돈을 움직였다. 계열사 사장 1∼2명만 BFC의 존재를 알았던 것 같다. 계열사 회계담당 임원도 정확히 모를 정도였다" -BFC 관련 자료를 대우 해외채권단에 먼저 알렸다는데. "나는 모른다. 다만 대우 기업구조조정협의회에서 해외채권단과 협상할 때 채무를 탕감받기 위해 BFC 관련 보고서를 공개한 것으로 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