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대변신] '한국조폐공사' .. 조폐창 통합.인력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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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노사분규와 비효율적 경영으로 3년전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 결과 최하위를 기록했던 조폐공사.
그러나 지난 1일 창립 50돌을 맞은 조폐공사는 이제 "만년 노사분규 사업장"에서 "공기업 경영혁신 우수기관"으로 탈바꿈했다.
우선 공기업을 선도하는 강도높은 인력감축(99년 4백92명)으로 당초 정부계획(1백79명)을 2백75% 초과 달성했다.
노사간 최대 쟁점사항이었던 조폐창 통합문제는 당초 계획(2001년까지)보다 훨씬 앞선 지난 99년 8월에 마무리지었다.
최근 2년간 수도료(40.0%) 전기료(9.3%) 가스료(17.2%) 고속도로통행료(9.8%) 등 대부분의 공공요금이 인상된 데 비해 조폐공사는 화폐 수표 등 공공제품의 판매가격을 자진 인하했다.
이에 따라 지난 99년엔 2백80억원,작년에는 5백70억원의 국가 예산이 절감됐다.
판매단가를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조폐공사의 매출액은 2천1백42억원,순이익(세후)은 2백53억원을 기록,창립이래 최고의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위.변조 방지 및 조폐기술 개발=조폐공사는 컴퓨터 기술 발달로 위.변조 수법이 고도화.지능화됨에 따라 진폐 여부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특수 요소기술을 연구.개발해왔다.
컬러복사기나 프린터로 화폐를 위조할 때 약품이 변색되게 하는 위조방지 용지나 고성능 컴퓨터 출력기를 써도 위.변조하기 어려운 컴퓨터 위조방지 기술(HTCP-III)을 개발한 게 대표적인 예다.
앞으로는 현재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화폐인식 핵심기술(알고리듬에 의한 인식모듈)과 홀로그램 같은 특수시변각 물질에 대한 국산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민간기업과 함께 ATM 등 금융자동화기기나 주민등록증 위.변조 감식기,특수 시변각물질을 개발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신(新)노사문화.공동체적 기업문화 형성=90년대 내내 노사분규로 몸살을 앓은 이후 직원들의 화합과 계층간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공사 발전에 기여한 직원들을 뽑는 "이달의 자랑스런 조폐인" 선발제도나 "문화유적지 탐방" 행사 등 각종 노사화합 이벤트를 마련했다.
사내 전자메일과 생산작업장에 설치한 "PC대화방"을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것은 물론 직원가족 교육도 실시해 직장과 가족의 일체감을 높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경산조폐창에 한양대 한밭대 등과 산학협동으로 정보기술(IT) 등 이공계 중심의 대학 학부과정을 개설,직원들의 자기계발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관리시스템 혁신으로 일하는 방식 개선=지난 99년말 경영정보 공유시스템 및 전자문서 관리시스템(EDMS)을 도입,체계적인 문서.사규 관리로 "종이없는 사무(paperless office)"환경을 조기에 구현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전자결재율은 96%.
무려 5백66종에 달하던 결재서식도 3종으로 대폭 간소화됐고 문서대장이나 사규집은 아예 없앴다.
지난 6월에는 전자적자원관리(ERP)시스템을 도입해 영업 생산 구매 회계 등 전반적인 업무를 통합할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했다.
이밖에 작년부터 상임이사와 창.소장에게 연간 경영계약을 통해 목표 원가를 부여하는 등 철저한 성과관리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정부투자기관중 최초로 3급직원(2001년1월)에게까지 연봉제를 도입했을 정도로 조직단위별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는데 힘쓰고 있다.
전자화폐 등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진출=지난해 2월 몬덱스코리아 마스터코리아와 전자화폐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전자화폐 발행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일명 "나만의 우표"로 불리는 주문형 우표사업에 진출해 약 25억원(6월기준)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밖에 화폐 예술품이나 전통 문화상품 판매를 위한 인터넷 쇼핑몰(www.KoreaMintnTreasury.com)도 구축해 27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