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배당투자 시대 온다 .. 최남철 <마이애셋 상무>

주식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소득은 크게 배당에 따른 이익과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업의 주가는 장래의 배당총액을 현재 가치로 할인한 가격이다. 따라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배당 없이 주가가 상승한다는 것은 허구에 불과하다. 국내 주식시장이 투기에 가까운 변동성을 보이고 장기투자 관행이 정착되지 못하는 것도 배당에 대한 믿음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배당에 주목하지 않았던 까닭은 기업들이 성장의 과실을 주주에게 제대로 배분(배당)하는 데 인색했기 때문이다. 또 배당을 제대로 할 만큼 수익성(ROE) 위주 경영을 하지 못한 것도 한 요인이다. 게다가 공금리가 배당률보다 월등히 높다보니 배당투자가 그다지 매력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IMF위기 이후 4년이 흐른 지금 구조조정과 저금리에 힘입어 기업들의 수익성이 현저히 개선됐다. 자기자본 이익률(ROE)이나 투하자본 이익률(ROIC)이 평균 조달금리(WACC)를 능가하는 기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은행의 예금금리와 국고채 수익률 등 공금리가 연 4%대에 진입 했다. 반면 전체 상장기업의 평균 배당률은 5.5%에 이르고 있어 사상 처음으로 공금리와 배당률 간의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더욱이 많은 기업들이 주주 중시 경영을 표방하고 있어 배당성향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도 주식에 대한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배당소득에 대한 면세 및 감세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어 바야흐로 한국 주식시장에도 선진국의 경우처럼 배당투자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 또한 주식시장의 장기 침체로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하락해 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배당 수익률이 현저하게 높아졌다. 현재 시점에서 투자해 연말까지만 보유하면 10% 이상의 배당수익률이 보장되는 우량주가 즐비하다. 연율로 환산하면 30%를 넘는 높은 수익률이다. 배당투자의 또 다른 매력은 연말이 가까울수록 배당의 시간가치가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주가가 상승하게 돼 투자자들은 시세차익까지 얻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현재 1만원인 종목이 연말에 주당 1천원의 배당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 시간이 흐르면서 어떠한 일이 발생할까. 특히 12월에 가서도 주가가 1만원에 머물고 있다면 단 한달 만에 투자자는 10%의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 종목을 사자는 주문이 몰려들 것이고 자연스럽게 주가도 오르게 된다. 배당투자를 할 때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의 이익창출 능력과 현금 흐름을 면밀히 살펴 보아야 한다. 주주에 대한 배당의 원천은 기업의 현금성 이익 크기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둘째 기업의 배당관행과 투자계획을 살펴 보아야 한다. 아무리 이익이 많이 나도 배당보다 사내 유보를 선호하거나 대규모 투자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배당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셋째 재무건전성에 주목해야 한다. 부채비율이 과다하지 않은지,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당하는지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주에 대한 기업의 태도와 자세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일시적으로 주가를 띄우기 위해,또는 증자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배당을 활용하는 기업보다는 기업의 성장 과실을 주주와 공유하려는 따뜻한 주주애(株主愛)를 지닌 양식있는 기업을 고를줄 아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