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 520선 근접, "매도시점 저울질"

주가가 매물 공백대를 가볍게 뚫고 오르며 종합지수 520선을 두드리고 있다. 미국 테러가 발생한 지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보복 전쟁 장기화 우려, 추가 테러 위협 등 테러 사태는 여전히 '진행중'이지만 투자심리는 이전 수준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뉴욕 등 해외 증시가 적극적인 통화, 재정정책 등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정부는 증시 부양 의지를 피력하면서 급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 부각을 돕고 있는 것. 수요일 뉴욕 증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나타냈고 장 종류 후 나온 야후, E*트레이드 등 주요 기업의 실적이 예상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소식이 더해졌다. 한국을 비롯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증시는 상승세를 고스란히 이어 받으며 탄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일 종합지수는 낮 12시 24분 현재 517.23으로 전날보다 13.77포인트, 2.74% 올랐고 코스닥지수는 2.37포인트, 4.20% 높은 58.82를 가리켰다. 종합주가지수는 시가 총액 1위 삼성전자 급등에 힘입어 오전 한때 519.56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동결 방침에 다소 밀리며 520선 등정을 뒤로 미뤘다. 시장에서는 현장세가 단기 반등세의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단기 매도 시점을 탐색할 시기가 임박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물론 투자심리 회복으로 탄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테러 이전 수준인 540선까지 추가 상승하리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매물 공백대인 500∼520선과 달리 1년여간 지지선 역할을 해오던 520선 위쪽에는 상당한 매물 압박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단기 상승을 이끈 가격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어 추가 상승은 다소 버거워 보인다. 또 반도체를 비롯한 경기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보복 전쟁과 추가 테러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점도 상승세를 제한할 전망이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뉴욕 증시 급등과 그에 따른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확산됐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경기 문제 등을 감안할 때 단기 상승이 마무리될 시점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통신주 등 기술주에 대해 고점 매도에 나서는 한편 이달중 펼쳐질 박스권 장세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추가 상승을 예단한 무리한 추격 매수보다는 종목별 대응 전략을 구사하라는 설명이다. 10월물 옵션만기일인 이날 관련 물량 출회로 인한 시장 왜곡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1,000억원 수준에 지나지 않는 데다 옵션관련 물량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오히려 합성선물이 12월물보다 고평가된 상태여서 장후반 거래 청산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 유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콜금리를 현수준인 4.00%로 유지했다. 미국 보복 공격 등으로 시장 불안요인이 있지만 금융시장이 전체적으로 안정을 보이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금통위의 결정 이후 은행, 증권 등 관련주가 상승폭을 소폭 덜어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대신증권의 한 관계자는 "경험적으로 볼 때 콜금리와 주가의 상관관계는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콜금리인하 여부가 심리적인 영향에 그치리라는 대다수의 예상이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