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대참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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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siness Week 본사 독점전재 ]
지난 9월11일 발생한 테러 대참사로 미국은 막대한 인명및 재산손실을 입었다.
이번 테러 대참사가 미국과 세계경제에는 어느 정도의 심각한 타격을 입힐까.
단기적으로는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명백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보면 테러충격을 딛고 예전의 성장세로 되돌아 갈 가능성이 크다.
테러 이후의 경제회복 속도는 과거 커다란 천재지변이 일어났을 때와 비교함으로써 유추해볼 수 있다.
과거엔 경제회복이 대체로 빨랐다.
19세기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은 "우리는 지진 홍수 전쟁 등의 상처가 짧은 기간에 치유되고 폐허상태에서 회복하는 속도가 빠른 것에 종종 놀라곤 한다"고 갈파했다.
그는 지식과 기술이 경제성장과 번영의 동력임을 인정했다.
1995년 일본의 고베시를 강타했던 지진은 밀의 결론을 뒷받침하는 좋은 사례다.
고베 지진은 당시 10만개가 넘는 건물을 파손시켰고 수천명을 거리로 나앉게 했다.
또 6천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규모는 이번 테러 대참사때와 비슷하다.
고베시의 경제는 10년 또는 그 이상 걸려야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1년여만에 거의 정상 회복됐다.
미국의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이번 테러는 고베 지진보다 훨씬 적은 경제적인 피해를 안겨다 주었다.
그러나 미래의 테러에 대한 불확실성은 고베 지진 때와는 달리 경제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비관만 할 일은 아니다.
천재지변이 일어난 뒤에도 불확실성은 존재해왔지만 경제회복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더욱이 천재지변이 인간의 통제권 밖에 있는 반면 테러는 적절한 조치에 의해 줄일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은 이미 보안을 강화하는 다양한 조치를 취해 안전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
경제회복을 촉진시킬 여건을 마련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러 사태 이전에 이미 하강하기 시작한 미국 경제가 침체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의 신뢰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나타내는 지표는 90년대초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비록 최근들어 미 증시의 주가가 테러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긴 했지만 테러 이후 미 증시가 재개장했던 첫주에 주가가 급락한 것은 미래에 대한 비관과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여행에 의존하는 항공 호텔 등의 산업이 특히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항공주는 재개장한 첫날 주가가 테러 직전인 9월10일에 비해 평균 40% 폭락했다.
항공여행은 일반적으로 대형 비행기 사고 이후 수개월이 지나야 정상으로 회복된다.
이번에는 회복 기간이 더 길 수도 있다.
그러나 항공여행의 안전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있고 항공여행 실적도 테러사태 이전 수준으로 꾸준히 회복해가고 있다.
연방경찰을 비행기에 탑승케 하는 등의 추가적인 보안조치들은 항공여행을 북돋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안강화 덕에 화상회의 감청 등의 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테러사태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도 완화될 것이다.
대규모 감산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많은 산업이 저유가 덕을 볼 것이다.
이번 테러사태로 입은 심리적인 상처들은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테러가 통제될 수만 있다면 미국과 세계경제의 장기적인 발전이 영구히 지체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리=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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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9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S 베커 시카고대 교수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22일자)에 기고한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