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3위 베들레헴스틸 부도, 포철 등 수입규제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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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철강업계 3위의 베들레헴 스틸이 철강경기 악화로 법정관리에 들어가 미국의 철강 수입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포항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에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고 하더라도 미국 철강업계의 잇따른 부도로 미국의 수입규제에 따른 간접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일본 철강사들의 감산을 본격화시켜 철강가격이 회복될 수 있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AP통신은 미국 베들레헴 스틸이 철강산업의 경쟁격화에 따라 5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베들레헴스틸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철강업계의 상징이며 미국 U.S스틸과 뉴코아사에 이어 업계 3위이며, 고로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철강 전문가들은 베들레헴스틸의 법정관리에 대해 국내 철강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철강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입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LG투자증권의 이은영 철강 애널리스트는 "베들레헴의 부도로 포항제철 등 국내업체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오는 22일 미국 무역위원회에서 철강 산업피해판정이 예정돼 있어 열연제품 등 품목이 확대되는 등 수입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미니멀업체보다 고로업체들의 경영사정이 더욱 안좋은 상황이다. 베들레헴의 경우 지난 1999년부터 적자를 기록해 왔고 올해 3∼9월 반기중 14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돼 왔다.
미국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테러 이후 침체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 현지의 철강 애널리스트들이 철강업체에 대한 투자등급을 낮추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가뜩이나 미국 경기가 좋지 않고 철강업계의 대표적인 업체들이 부도가 잇따르고 있어 부도원인을 국내 업체들의 저가수입품 탓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고 이를 미국 정부가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베들레헴의 법정관리에다 일본 철강사들이 4/4분기 이래 감산을 본격화할 경우 철강가격 회복시기가 좀더 앞당겨질 수 있고, 이럴 경우 포항제철 등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은영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수입규제를 강화하면 국내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먼저 전해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일본철강사들의 감산이 본격화되는 계기로 작용한다면 철강가격의 회복속도가 좀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철강 경기가 당초 연말께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테러 이후 내년 1/4분기 이후에나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회복시기를 늦춰잡고 있다.
삼성증권의 김경중 철강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기침체 등을 철강 경기가 4/4분기에도 좋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대표적인 포항제철의 경우도 영업이익은 3/4분기 정도 수준을 유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항제철은 이날 오후 올해 3/4분기 기업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포항제철의 3/4분기 매출은 2조8,000억원 수준으로 전분기보다 다소 줄고, 영업이익은 4,000억원 안팎, 순이익은 2,000억원 수준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