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투자문화 바꾸자] 펀드매니저도 '철새 의식' 버려야 한다

펀드매니저는 "증시의 꽃"으로 불린다. 그들이 굴리는 돈이 엄청나기 때문에 증시에 대한 영향력도 막강하다. 손에 쥐는 연봉도 상당하다. 따라서 증시가 활황기일때 펀드매니저는 항상 "신랑감후보 1위"에 오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 펀드매니저들은 여기에 걸맞는 역할을 못했다. 작년 발생한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사건에는 투신사와 은행 자산운용사의 유명 펀드매니저 5명이 관련된 것으로 드러나 펀드매니저의 윤리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남부럽지 않은 연봉을 받는 펀드매니저들이 거액을 받고 "작전"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을 몰고 왔다. 뿐만 아니다. 국내 펀드매니저들은 이직(離職)을 밥먹듯이 한다. 자신을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더 많은 연봉"을 제시받거나,"투자자들의 항의"에 시달리면 "나몰라라"자리를 떠난다. 지난 1999년 증시활황기때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펀드를 운용하던 펀드매니저들조차 2000년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자기 펀드를 버리고 줄행랑을 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경우는 다르지만 올해도 펀드매니저의 이직행렬은 다시 일고 있다. 미래에셋과 대한투신의 간판급 펀드매니저가 자리를 옮겼다. 물론 최근들어선 펀드매니저의 윤리성이 크게 강화됐다. 유명 펀드매니저에게 전적으로 펀드운용을 맡기는 투신사도 줄어드는 추세다. 대신 외국 운용사처럼 "팀운용"을 강조하는 투신사가 많아지고 있다. 삼성투신의 경우 외국 운용사처럼 애널리스트가 함께하는 "팀운용"을 제도화했다. 이처럼 증시문화가 달라지기 위해선 증시를 움직이는 중심축인 펀드매니저들의 직업의식이 우선 변하는게 급선무인 것으로 지적된다. 이들이 과거의 관행에 안주하는 한 투자자들은 간접투자에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선진 투자문화의 정착도 더욱 요원해진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