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별 접근 유효"

종합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외국인 매수세에 연동하며 조정 하룻만에 상승했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이레째, 코스닥에서 14일째 순매수하면서 수급장세를 이끌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투자심리가 안정되고 있다며 하방경직성을 확보하면서 추가상승 여지를 탐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나 SK텔레콤 등 지수관련 대형 반도체, 통신주가 자기지지력을 확보하고 있어 개별종목장세가 좀더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전쟁과 테러 공포감, 경기나 기업실적 전망이 좋지 않아 지수보다는 종목 장세로 접근하라는 것이다. ◆ 외국인 현선물 매수 주도, 삼성전자·하이닉스·종금주 급등 = 19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83포인트, 0.72% 오른 528.04로 마감했다. 코스피선물 12월물은 64.40으로 1.15포인트, 1.82%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78포인트, 1.27% 상승한 62.06으로 마쳤고, 코스닥선물 12월물도 75.05로 1.10포인트, 1.49% 올랐다. 종합지수는 개장초 521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외국인 현선물 동반 매수에 힘입어 상승권에 진입한 뒤 오후들어 일본, 대만, 홍콩 등의 첨단주 상승이 더해지자 개인의 차익매물을 무난히 소화, 상승세를 지켰다. 일본 도시바는 독일 인피니온과 메모리칩 부문의 합병추진, 마쓰시타전기와 LCD부문의 제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반도체 등 기술주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업종별로는 철강금속, 운수장비, 전기가스, 통신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상승했으며, 종금업종이 동양현대종금과 동양증권의 합병추진 소식으로 12%나 급등했다. 은행, 증권, 건설 등 대중주에도 매수세가 옮아왔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4% 이상 급등하며 지수에 안정감을 줬다. 하이닉스는 3/4분기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2조원 규모의 자금확보 계획에 6% 가까이 급등하며 1,000원을 회복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지난 3/4분기 매출액이 5,52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3% 급감했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5,310억원, 1조6,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새롬기술, 다음 등이 조정을 받았으나 KTF, 국민카드, LG텔레콤, 엔씨소프트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강세를 보이고 종목별 순환매가 돌면서 상승세가 유지됐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679억원, 코스닥시장에서 73억원, 코스피선물시장에서는 2,100계약을 순매수하며 시장상승을 주도했다. 이날 거래소 거래량은 6억6,000만주로 지난 8일 6억8,000만주 이래 9거래일중 가장 많았고 거래대금도 1조6,000억원 수준을 회복했다. 대신 코스닥 거래량은 3억6,800만주로 4억주 미만으로 줄었다. ◆ 종합지수 500∼520선 지지대, 제한적 상승 시도 예상 = 시장에서는 장세 전망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세를 기반으로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위기다. 기술적으로 종합지수는 2주간에 걸쳐 5일선이 지지되고 지난 8일 20일선을 상향돌파하며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 또 20일선이 상향턴하면서 500선에 육박하고 있어 지지력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고 기술적으로 500선과 520선이 확보돼 추가상승 여지를 탐색할 것"이라며 "국제적 재정·금융정책에다 국내 연기금이나 장기주식저축 판매를 감안할 때 유동성이 좀더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530선에 걸치며 강력한 저항선으로 구축돼 있는 60일선을 돌파할 수 있겠느냐가 관심이다. 매물대에 진입해 있는 상황에서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 사태의 추이, 특히 수급측면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좀더 이어질 지 여부가 관건이 되고 있다. 미국 나스닥지수나 다우지수는 기업들이 3/4분기 낮춰놓은 예상실적을 맞추고 있는 데 안도감을 보이며 반등하고 있으나 탄저병 공포확산에 경기회복 지연이 겹쳐 있다. 기술적 반등을 이룬 가운데 혼조국면에 들어섰고 앞에는 60일선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어서 추가 상승이 이뤄질 지 주목되고 있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증시가 견조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심리적 안정감에 수급개선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520선을 확보하면서 테러 이전의 지수대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인수 팀장은 "테러 충격에 따른 폭락 이전의 540선까지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 증시나 경기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고 미국 역시 테러 이전에도 펀더멘털이 좋지 않아 제한적인 등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장관계자들은 하방경직성이 확보된다고 하더라도 경기의 급격한 회복 등의 여건이 아니어서 시장내부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GI증권의 황상혁 선임연구원은 "외국인 매수가 1조원 규모에 육박하면서 520선대 지지쩜?강화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기술적 반등 차원을 넘어설 만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아 종목별 순환매 양상에 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뚜렷한 이유를 찾기 어려우나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어 이들의 매매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종목별 갭메우기 장세가 이어지는 만큼 수익률 차원에서 덜 올랐거나 외국인 매수종목 등으로 접근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