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꿈의 무대' 선다..5차전 철벽마무리..애리조나 월드시리즈 견인


9회말 투아웃.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3대2의 살얼음같은 리드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한 애틀랜타의 타자는 훌리오 프랑코.
4회말 애리조나의 랜디 존슨으로부터 동점솔로홈런을 빼앗아낸 데 이어 7회말 공격에서도 1타점 중전적시타를 터뜨리며 팀의 2타점을 혼자 올린 경계해야 할 선수였다.


그러나 마운드에 선 김병현은 조금도 위축되는 기색이 없었다.


김병현은 과감한 한가운데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데 이어 2구도 칠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똑같은 코스로 던졌다.
프랑코의 방망이가 돌아가며 '딱'하는 소리가 나는 순간 김병현은 오른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프랑코의 공이 중견수 스티브 핀리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가자 애리조나의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뒤엉키며 월드시리즈 진출의 감격을 만끽했다.


애리조나가 22일(한국시간) 터너필드에서 벌어진 미 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5차전에서 홈팀 애틀랜타를 3대2로 물리치며 종합전적 4승1패로 지난 98년 팀창단 이후 처음으로 대망의 월드시리즈 무대에 진출했다.
챔프전 1차전에서 완봉승(2대0)을 올린 선발 랜디 존슨은 이날 7이닝을 2실점으로 막으며 2승째를 올렸다.


먼저 기선을 잡은 팀은 애리조나.


애리조나는 4회초 1사 1,2루의 찬스에서 대니 바티스타가 중전적시타를 터뜨려 1대0으로 앞서나갔다.
반격에 나선 애틀랜타는 4회말 솔로홈런을 빼앗아내며 1대1 타이를 만들었다.


애리조나는 5회초 상대 2루수의 실책으로 맞이한 2사 1루 상황에서 대타로 등장한 에루비엘 두라조가 글래빈으로부터 결승 좌월2점 홈런을 뽑아내 다시 3대1로 앞서나갔다.


애틀랜타는 7회말 프랑코가 중전안타를 터뜨리며 3대2,한점 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8회부터 등판한 김병현의 구위에 막혀 이렇다할 공격 한번 펼치지 못한 채 홈에서 애리조나에 월드시리즈 진출권을 내주고 말았다.


한편 이날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는 뉴욕 양키스가 9회말 터진 신인 알폰소 소리아노의 짜릿한 끝내기 2점홈런에 힘입어 시애틀 매리너스에 3대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양팀은 23일 같은 장소에서 5차전을 가진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