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 5일째 '사자'..반도체가격 불구 통신.가전부문 흑자

외국인투자자가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3·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의 수익성과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비,외국인이 적극적인 선취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거래소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5일째 순매수에 나선 외국인을 등에 업고 전날 보다 4천5백원(2.65%) 오른 17만4천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7백56억원 어치나 사들였다. 전체 순매수 금액(1천32억원)의 73.3%를 차지한다. 지난 12일(8백4억원) 이후 최대규모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사상 최악의 D램 가격 하락과 IT(정보통신)업체들의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수익성과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돋보인 점과 전날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 급등 등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통신부문의 실적호전 △램버스D램 및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수요회복 △가전부문 흑자 유지 △지분법 평가이익 등 영업외 수지 호조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반도체 부문의 적자를 정보통신부문 등에서의 이익으로 만회한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외국계 투자자들이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 "업체간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내년에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외국인들의 선취매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우동제 반도체팀장은 "3·4분기 실적이 당초 기대치 보다 높게 나옴에 따라 내년 하반기께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는 외국인투자자들이 저가매수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20만원선까지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UBS워버그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종전 18만5천원에서 21만5천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