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의날] "저축외에 다른 방법 없었다"..국민포장 김복자씨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었기 때문에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저축의 날 행사에 참석키 위해 오전 5시 대구발 열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 온 김복자씨(35)는 국민포장 수상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이번 수상자 가운데 가장 젊은 김씨지만 그의 인생은 그리 순탄치 못했다. 스물을 갓 넘긴 1987년 결혼식을 며칠 앞두고 약혼자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남편이 거동을 하지 못하는 동안 사업체는 부도가 나버렸고 이후 6년간 단칸 전세방 생활을 해야만 했다. 김씨는 "방이 너무 좁아 허리를 펴고 누워서 자본 적이 없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옷장 가전제품 등 살림살이는 모두 친정으로 보내야 했다고. 가축을 키우며 생계비를 버는 남편을 돕기 위해 밤까기,양산 꿰매기 등 부업을 했다.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번 돈을 저축부터 했다는 것. 그는 "한번에 큰 것을 이룰 수는 없지 않느냐"며 "저축밖에는 다른 길이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결혼 7년째 되는 해 어엿한 집 한 채를 마련할 수 있었고 지금 그의 통장엔 3억8천5백만원의 예금이 들어있다. 김씨는 지난 98년부터 동네(대구 서구 평리4동) 새마을금고 저축 홍보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과 투병중인 이웃을 찾아가 돌봐주면서 진료비나 용돈 등을 주고 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