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살려야 나라가 산다] 제3부 : (13) '우등국' 네덜란드

유럽의 '작은 거인' 네덜란드. 노.사.정 합의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우등국가로 거듭난 대표적인 케이스다. 네덜란드 경제회생의 모델은 '폴더(Polder)'로 집약된다. 폴더란 바다를 간척해 만든 평지. 폴더모델의 중심엔 바세나(Wassenaar Agreement)협약이 자리잡고 있다. 노.사.정 대표가 82년 체결해 네덜란드 경제개혁의 시발점이 된 협약이다. 네덜란드는 70년대 초부터 80년대 초까지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었다. 70년 로테르담항, 72년 화학회사인 AKZO 등 대기업 노조의 잇단 대규모 파업은 네덜란드 경제를 치명적으로 멍들게 했다. 설비과잉으로 제조업체가 25개중 한개 꼴로 도산했으며 매월 1만명씩 실업자가 쏟아져 실업률이 12%까지 치솟았다. 81년부터 83년까지 4년간 일자리에서 쫓겨난 사람만 30만명에 달했다. GDP성장률은 81년 마이너스 0.5%, 82년 마이너스 1.2%를 기록할 정도였다. 82년 출범한 루버스 내각은 급기야 과감한 경제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임금인상억제, 노동시간 단축, 임금보다는 고용중시'등에 대한 노.사.정 합의를 제시했다. 네덜란드 노.사.정은 그해 12월 헤이그 북쪽의 부촌인 바세나에서 '임금억제를 통한 고용창출'에 합의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노조측은 임금인상 억제, 임금 물가연동제 시행유보 등을 받아들였고 회사측은 노동시간 5% 단축, 노동기회 재분배로 고용창출(Job Sharing) 등을 수용했다. 당시 노조측 대표가 윔 콕 현 수상이다. 폴더모델 덕분에 네덜란드는 90년대 들어 경제성장, 고용창출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매년 3∼4%씩 경제가 성장했고 지난해 말 현재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인 3.5%로 낮아졌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증가됐고 신규고용 인센티브 부여 등 고용정책이 효과을 발휘했다. 경제회생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정부의 과감한 결단력및 정책 일관성과 함께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이익을 추구한 노사간의 신뢰가 네덜란드를 강소국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폴더모델은 지금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