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2.30원 하락, "위아래 제한 지속될 듯"

환율이 극도의 위축된 거래속에 이틀 내리 하락했다. 전 저점을 경신하는 흐름이었으나 환율 이동거리는 불과 1.30원에 그쳤다. 시장 주변 여건은 원화 강세(환율 하락)에 유리하게 작용했으나 저가 인식매수세 등이 낙폭 확대를 용납하지 않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일단 월말을 앞두고 물량 공급에 대한 부담감을 일단 지닌 상태에서 관망세가 짙으며 일단 상황이 바뀔 때를 기다리고 있다. 1,290원에 대한 하방 경직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위쪽으로도 반등 재료가 없다는 점이 환율의 제한적 움직임을 예상케 하고 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2.30원 내린 1,294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3일 1,290.60원에 마감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장중 내내 1,293원과 1,294원을 오가면서 방향을 탐색했으나 시장은 요지부동이었다. ◆ 추세없는 외환 시장 = 최근 시장은 잔잔한 흐름속에 위아래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기 힘들다. 월말이라는 점을 감안해 아래쪽을 염두에 두고 있음에도 시장 참가자들은 쉽게 달러매도(숏)에 가담하지 못하고 물량이 제한된 범위에서 순환하는 정도로만 그치고 있다. 분위기는 과감하게 숏을 내지 못하고 '좀 기다려보자'는 관망의 자세가 뚜렷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현 레벨인 1,294원에서는 사자, 팔자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없는 애매모호한 레벨이다"며 "내일은 기업들로선 실질적인 월말인 셈이나 네고물량의 유입보다 정유사의 결제수요가 더 많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반등하기 위해서는 주변여건이 따라줘야 하며 실수 결제가 나와주어야만 가능하다"며 "내일 거래는 1,292∼1,297원으로 오늘 보다는 변동성이 조금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장의 추세로 봤을 땐 내려갈 듯 하지만 하방경직성이 있다"며 "그러나 1,290원에 대한 경계감으로 내리기에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래저래 환율을 움직일만한 변수나 수급상 요인은 눈에 띠지 않고 있음을 드러내는 셈. ◆ 제반 여건의 환율 하락 조장 = 외국인 주식순매수는 이날 매수 강도는 세지 않았으나 여전히 이어져 심리적으로 부담감을 안겼다. 달러/엔 환율의 하락세나 주가 강세 등도 이에 가세했다. 수급은 어느 한쪽으로 몰리는 감 없이 적당하게 균형을 유지했으나 이월된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이 있었다. 역외세력은 개장초 매수에 나서기는 했으나 대체로 관망세를 띠면서 시장에서 멀어졌다. 업체는 1,290원대 초반에서 결제수요가 있으나 시장의 방향을 바꿀 만큼 강하지 않고 네고물량도 소규모로 내놓았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말 뉴욕에서 소폭 내려 122.67엔에 마감했으며 이날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근거로 내림세를 보였다. 달러/엔은 오후 4시 57분 현재 122.40엔을 가리키고 있다. 달러/원의 하락과 궤도를 같이 했으며 엔/원 환율은 지난주와 큰 변화없이 1,057.36원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미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이번주 발표예정인 주요 경제지표에서 불거질 것이란 인식을 안고 약세를 보였다. 이번주에는 경제성장률, 실업률, 소비자 신뢰도 등이 나온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한산한 거래 속에 하락세를 보이며 1,297.50/1,299원에 마감, 이는 개장초 환율 하락 분위기를 주도했다. 지난 금요일보다 2.80원 낮은 1,293.5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개장 직후 낙폭을 줄이며 1,294.3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내 추가 반등은 억제되면서 아래쪽으로 되밀리면서 10시 32분경 1,293.20원까지 내려서 저점을 거듭 경신했다. 이달 들어 가장 낮은 수준. 이후 환율은 저가 매수세와 달러되사기(숏커버)로 11시 16분경 1,294.20원까지 되오른 뒤 1,294원을 중심으로 좌우횡보했다. 오전 마감가와 같은 1,294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힘겹게 레벨을 올리며 1시 46분경 오전중 고점을 깨고 1,294.50원까지 다다랐다. 그러나 이후 추가 반등은 저지당하고 환율은 은행권의 포지션 정리와 물량 공급 여부에 따라 1,293∼1,294원 언저리에서 무기력한 흐름을 띠었다. 장중 고점은 1,294.50원, 저점은 1,293.20원으로 변동폭은 1.30원이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71억원, 150억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했다. 최근에 비해 순매수 규모가 크게 줄었으나 달러 공급 요인으로서 시장에 여전히 부담감을 주고 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5억6,0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3,33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370만달러, 3억600만달러가 거래됐다. 30일 기준환율은 1,294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