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의 경제학] 아이들 용돈 어떻게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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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사는 엄마 치고 아이들 조기교육에 관심 없는 사람이 있을까.
영어 피아노 바이올린 수영 태권도 등등 테마도 다양하다.
그런데 왜 정작 우리 아이들의 삶 속에서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이 테마는 소홀히 하는 걸까.
그것은 바로 "돈 관리"교육이다.
우리 아이들이 돈의 의미를 알고 이를 잘 관리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 만큼 중요한 조기 교육테마는 드물다.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는 것은 바로 이러한 금전관리 교육의 출발점이다.
◇용돈은 왜 줘야 하나=돈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만약 운전교습을 하면서 위험하다고 조수석에만 앉혀두면 교육이 되는가.
금전교육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에게는 직접 돈을 쓰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엄마의 행동을 통해 배우는 간접 체험도 필요하지만 스스로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결코 제대로 배울 수 없다.
또 돈은 아이들에게도 꼭 필요하다.
엄마들은 흔히 아이들에게 "니가 무슨 돈이 필요하니?" 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자기만의 돈은 자기만의 세상을 열어준다.
아이들에게 자기만의 세상이 있음을 인정한다면,자기만의 돈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단순히 심리적으로도 아이만의 돈이 필요하다.
친구들이 다 가진 돈을 나만 가지고 있지 않을 때의 결핍감을 생각해 보라.
◇용돈은 어떻게 주나=그러면 아이들에게 용돈은 언제부터 주는 게 좋을까.
언제부터라고 꼭 집어 말할 순 없다.
왜냐하면 아이들마다 인지 및 제반 행동발달 수준이 다른데,용돈도 이러한 발달수준에 맞춰 주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①아이가 돈의 의미를 알게 되고 ②"엄마,나 돈" "아빠,나 돈"하고 직접적으로 달라는 표현을 하며 ③준 돈을 어디다 흘리고 다니지 않는다면 용돈을 줄 때가 됐다는 신호다.
아마도 대략 아이가 유치원 다니는 시기인데,이 때부터 조금씩 시작해 단계적으로 밟아 나가는 게 좋다.
용돈을 얼마나 주느냐도 역시 경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특히 아이들의 구매재량권을 어디까지 둘 것인가와 관련돼 용돈 액수는 달라질 수 있다.
즉 용돈으로 군것질거리나 장난감 책 등을 살 때 아이들의 재량권을 어디까지 줄 것인가를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한다.
아이가 유아인 경우엔 대체로 사탕이나 과자 같은 주전부리만 아이가 사도록 하고,평소에 부모가 사주는 가격에 준해 용돈을 준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군것질거리 장난감 도서의 일부분을 아이가 사도록 하고 역시 평균적인 구매가격을 감안해 용돈을 결정한다.
초등학교 4학년이 돼 10대 청소년이 되면 가족회의라는 공식채널을 통해 아이의 의견을 듣고 재량범위와 액수를 대폭 늘려준다.
용돈을 줄 때 어느 정도의 간격으로 줘야 하는지도 중요하다.
처음엔 아이가 당장 원하는 물건 구입가격에 맞춰 수시로 준다.
또 이 기간만은 부모가 함께 가서 아이가 물건을 사는 과정을 보며 가이드 해 줄 필요가 있다.
즉 상점 아저씨께 인사하고 대화하는 법,물건 고르는 법,잔돈 교환하는 방법 등에 대해 이끌어 준다.
네가 잘 하면 용돈을 늘려준다는 격려와 자극을 주면 더 좋다.
아이가 별 무리없이 이러한 과정을 잘 밟으면 1주일 단위의 용돈지급으로 바로 넘어간다.
즉 수시로 주는 용돈을 평균해 꼭 그만큼만 1주일 단위로 준다.
그런데 이 때 특히 중요한 것은 용돈의 규모가 커졌다고 '저축'을 강요하지 말라는 것.
돈의 사용법,거래방식이 자연스레 몸에 배도록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꼭 필요한 만큼만 주면서 저축을 강요하면 아이의 흥미를 떨어뜨릴뿐 아니라 용돈을 주는 의미가 반감된다.
이 때는 용돈기입장까지 쓸 필요는 없지만 구입할 물품내용을 종이에 적어보게 한다.
그 내역을 모아두면 좋지만 버려도 상관없다.
다음 단계로는 1주일 단위로 용돈을 주되 액수를 늘린다.
즉 조금 여유있게 주어서 아이만의 금전 세계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이 때는 저축에 대한 이야기를 반드시 해줘야 한다.
즉 그 의미와 좋은 점을 잘 설명해줘 아이가 자발적으로 저축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 반드시 용돈기입장을 쓰도록 지도하는 게 필요하다.
용돈기입장을 쓰지 않으면 용돈을 주지 않는다는 자세로 강력하게 이끌어 줄 필요가 있다.
배순영 소비자보호원 선임연구원 consumer119@cpb.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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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돈에 관한 FAQ ]
Q> 아들과 딸은 용돈관리를 다르게 시켜야 하나?
A> 지금은 많이 달라져서 아들이냐,딸이냐에 따라 용돈액수의 차이는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도 대다수 부모들은 용돈사용 내역에 대해서 아들에게는 관대하고 딸에게는 시시콜콜 관여하는 현상을 보인다.
절대 그렇게 하지 마라.
우리 아들 딸이 살아갈 세상은 양성성(남성성 여성성)을조화시킨 독립적 인간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의식적으로 반대로 하려고 노력해라.
그러면 중립을 지킬 것이다.
Q> 큰 아이와 작은 아이는?
A> 일반적으로 부모들은 큰 아이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넘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너무 엄격하게 간섭하지 마라.
작은 아이의 경우는 큰 아이의 사례를 참고하되 반드시 거기에 맞출 필요는 없다.
아무래도 작은 아이는 큰 아이에 의한 간접 체험으로 모든 것에서 그 절대적인 시기가 빨라지게 된다.
하지만 동생만 이뻐한다는 큰 아이의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작은 아이의 용돈지도 첫 단계에서 큰 아이를 용돈 지도선생님(?)으로 활용하여 두 아이 모두에게 교육적 효과를 노릴 필요가 있다.
Q> 착한 일 할때 용돈을 더 주는 건 어떤가?
A> 세상이 아무리 우리를 속인다 할지라도,세상엔 공짜란 없고 돈은 소중한 노동의 대가로 생긴다는 원칙을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을 주저하면 안된다.
그렇다고 착한 일 하나하나,특히 성적과 연계시켜 용돈액수에 심한 기복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기에는 원칙과 융통성 즉,우리가 사회에서 받는 봉급체계 처럼 기본급과 성과급이 적용될 수 있다.
아이가 중학생이면 연봉의 개념을 도입할 필요도 있다.
1년에 용돈을 한 번 주라는 뜻이 아니라 1년치 용돈액수를 정해놓고 매달 지급액은 그 달의 특성이나 아이의 요구에 따라 조절해 줄 수 있다.
자,이제 오늘 당장 우리 아이들의 조기 금전관리교육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짜자.그리고 용돈부분을 다시 점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