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 친구'의 윤다훈 같은 감초역할이죠"..탤런트 '공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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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친구"의 윤다훈과 비슷한 역을 맡은 저 배우 누구야? 정말 웃긴다"
지난 1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MBC 새 성인시트콤 "연인들"(연출 송창의) 시사회에 참석했던 관람객들의 반응이다.
5일 오후 10시 55분에 첫방송되는 이 시트콤엔 "어디서 본 듯하지만 정확하게 누구인지 모르겠는 인물"이 탤런트 박상면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시종 관람객들을 웃겼다.
그 주인공은 공형진(31).
일반인들에게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영화계에선 이미 주목받는 인물이다.
공형진은 올 봄 상영됐던 영화 "파이란"에서 최민식과 함께 삼류 깡패역을 맡아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쳐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 영화 덕분에 그는 현재 많은 영화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곧 촬영에 들어갈 "오보 더 레인보우" "블루" 등에 출연할 예정이다.
"송창의 감독을 만나는 순간 저한테 큰 기회가 찾아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제 역이 무엇인지 들어보지도 않고 "연인들"에 출연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이 시트콤에서 박상면이 운영하는 참치횟집의 눈치 빠른 종업원으로 나온다.
박상면과 군대 동기인 그는 여자는 그저 몸매좋고 섹시한 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쫙 빠진 여자만 보면 "작업"에 착수한다.
"일신의 안녕을 위해 이쪽 저쪽 왔다갔다 하지만 수시로 제 꾀에 제가 넘어가는 순박함도 보여줍니다.천성이 착한 인물이라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죠"
그는 "세 친구"에 윤다훈이 있다면 "연인들"에는 공형진이 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이 시트콤의 감초역할을 해 내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공형진이 여기까지 오는데는 10년이 넘게 걸렸다.
지난 91년 SBS 공채 1기로 데뷔한 그는 20여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그다지 큰 주목을 못받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배우에겐 연기력만이 가장 중요하다는 믿음을 갖고 97년 방송계를 떠나 활동무대를 극단과 영화계로 옮겨 연기수업을 다시 시작했다.
처음 배운다는 기분으로 연기수업을 받은 그는 비로소 올해 봄 영화 "파이란"을 통해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제는 연기가 억지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10여년 동안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나만의 것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잘 하겠습니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