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서해안시대] 세계서 9번째 긴다리 .. '서해대교'

경기도 평택과 충남 당진간 아산만 바닷길 20리를 연결하는 서해대교는 서해안고속도로 건설공사의 백미(白眉)다. 규모나 난이도 측면에서 세계 수준급의 공사였기 때문이다. 서해대교는 길이 7천3백10m로 세계에서 9번째로 긴 다리다. 폭은 31.4m로 왕복 6차선이다. 다리 중간 9백90m 구간은 주탑에 케이블을 설치, 상판과 연결시키는 사장교다. 교각과 교각사이의 거리는 4백70m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 지난 93년 11월초 착공부터 지난해말 준공 때까지 연인원 2백20여만명이 공사에 투입됐다. 평택쪽 사장교 주탑구간을 시공한 대림산업과 당진쪽 3천2백m 구간 공사를 맡았던 LG건설은 평균 9.3m에 달하는 조수간만차를 극복하기 위해 독특한 공법을 동원했다는 사실을 아는 서해대교 이용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대림산업은 63빌딩 높이의 주탑교각을 세우기 위해 바다에 서울 잠실주경기장 면적만한 공간을 확보하는 공법을 개발, 특허를 받기도 했다. LG건설은 시멘트를 채우는 형틀인 거푸집을 육상에서 제작한 후 해상으로 운반, 교각을 설치하는 국내 최초의 공법을 택했다. 두 회사 모두 서해대교 공사를 끝내고 토목기술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고 자부심이 대단하다. 지난 추석때 서해안고속도로의 극심한 정체 요인 가운데 하나는 서해대교를 감상하려는 이용자가 많았기 때문이었다는 얘기도 있다. 그만큼 서해대교는 관광명물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서해대교 밑에 있는 행담도(섬 6만9천평, 매립 10만5천평)가 해양관광레저단지로 완전 개발되면 서해대교 주변은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