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일등 브랜드 창출 .. 안용찬 <애경산업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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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브랜드'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다.
특히 소비재산업에서는 일등 브랜드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회사의 가치와 실적이 결정된다.
좋은 브랜드란 어떤 것인가.
이는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안정적 매출과 이익이 보장되는 브랜드다.
이같은 조건을 갖춘 브랜드는 소비자 마음 속에 포지셔닝이 잘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세탁세제쪽에서 가장 먼저 '스파크'나 '퍼펙트'가 떠오르면 그 브랜드는 포지셔닝이 잘돼 있는 것이다.
치약하면 '2080'이 떠오를 수 있도록 고객의 마음 속에 브랜드를 심는 일은 마케팅이 추구하는 목표다.
좋은 브랜드가 되려면 우선 품질 경쟁력이 확보돼야 한다.
품질에는 속품질과 겉품질이 있다.
'속'은 내용물의 품질이고 '겉'은 디자인을 의미하며,이 두 가지 요건 모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속품질은 형편없으면서 겉품질만 가지고 브랜드를 키우려고 하는 근시안적인 마케터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소비자는 한번은 속아줄지 모르지만 결코 두번 속지 않는다.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 전략은 어떠한가.
세계인들에게 우리나라는 어떤 브랜드로 포지셔닝돼 있을까.
아마도 일등 브랜드는 아닐 것 같다.
반면 우리가 별로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싱가포르나 홍콩의 경우 상대적으로 좋은 브랜드로 포지셔닝돼 있다고 본다.
관광산업의 경우 굴뚝없는 공장이라 하여 역점을 둔 지 오래지만 '한국관광'이라는 브랜드가 외국인에게 어떻게 포지셔닝돼 있을까 생각하면 자신이 없다.
외국관광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도로표지판을 보자.
한글표기는 큰 데 비해 외국인을 위해 병기된 영어는 운전중에 읽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작다.
이러한 표지판을 접한 외국인에게 '한국'이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포지셔닝됐을지 걱정이 앞선다.
국가도 일등 브랜드가 되기 위한 장기 전략을 가지고 꾸준히 투자해 나가야 한다.
이런 일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하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는 국가브랜드 가치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생긴다.
한 나라의 브랜드관리 실패는 산업 및 국민에게 막대한 손해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브랜드를 일등으로 만들려는 노력은 한국인 및 한국기업들의 귀중한 무형자산이며 값진 유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