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대입 '수능'] 검정출신 어머니 딸과 한교실서 시험..이모저모


200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7일 전국 9백38개 시험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수험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몰려든 학부모와 재학생들로 후끈 달아올랐다.


.경남 통영지역에선 모녀가 나란히 같은 고사장에서 시험을 봐 눈길을 끌었다.
딸 임은향양(18.통영여고)과 함께 충무고등학교 교정에 들어선 검정고시 출신의 김점순씨(45.통영시 정량동)는 "그동안 살아 오면서 이처럼 떨린 적이 없었는데."라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광주 화정중에선 50을 넘긴 나이에 한쪽 눈에 의안을 한 장애인 신모씨(51.동구 산수동)가 딸(20)과 함께 수능에 응시했다.


신씨는 약시여서 글씨 크기가 정상적인 시험지보다 훨씬 큰 시험지로 시험을 치렀다.
지난 95년 고졸 검정고시 합격 이후 7번째 수능에 도전한다는 그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시험에 응했다"고 말했다.


.수험생 선배들을 격려하기 위한 "응원전"도 고사장 정문 곳곳에서 펼쳐졌다.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 앞에선 장충고 재학생 20여명이 선배들이 도착할 때마다 교문 앞 바닥에 꿇어앉아 "하늘의 힘으로 그대에게 4백점을 부여하노라"며 기도했다.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고에선 학교별 특성을 살린 응원전이 펼쳐졌다.


기독교계인 보성여고 학생 20여명은 성가복을 입은 채,서울예고 학생들은 장구와 소고 북 등을 치며 응원했다.


.업체들의 "수능 마케팅"도 이채를 띠었다.
일부 시험장 입구에는 학습지 회사와 통신업체 등이 빵 커피 우유 등을 수험생들에 무료로 제공했다.


시험장 입구에선 시험이 끝난 뒤 곧바로 인터넷으로 채점을 할 수 있도록 컴퓨터까지 설치하는 등 치열한 "홍보전"도 펼쳐졌다.


.경찰차와 특송업체 오토바이가 "기동성"을 뽐내며 수험생들의 입실을 도왔다.


오전 8시10분께 창원시 반림동 운동장 사거리에서는 최모씨(47.여.남양동)씨가 딸 박모양(18.창원고 3년)이 수험표를 놓고 갔다며 울먹이고 있는 것을 112 순찰차가 발견,극적으로 수험생에게 전달했다.


또 일부 수험생은 퀵서비스의 오토바이를 타고 가까스로 입실시간에 맞춰 도착,부랴부랴 수험장으로 뛰어들어 가기도 했다.


.한완상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이날 오전 7시55분께 경복고를 방문,수험 관계자들과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한 부총리는 고사장 본부에 들러 시험장 설치 현황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한 교실에 들어가 "50년대 내가 여러분 나이 때가 생각난다.
심호흡하고 마음 편안하게 온힘을 다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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