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르는 유망中企] '평산에스아이'..지중강판 터널工法 국내 첫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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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에스아이(대표 이종화)는 굴뚝 벤처기업이다.
평산에스아이는 벤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IT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난해와 올해 고도성장을 이뤄내 IT기업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주력사업인 지중강판의 생산 및 공급규모가 99년 9억원에서 지난해 20억원,올해 70억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현재 수주해 놓은 일감만 놓고 보더라도 내년엔 2백억원 정도에 이를 것이란게 자체 분석이다.
듣기만 해도 굴뚝임을 알 수 있는 지중강판(地中鋼板)이란 터널이나 다리 등 연결통로를 건설할때 통로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탱해 주는 강판 구조물을 말한다.
예를들어 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마을과 마을의 교통로가 끊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 때 고속도로 지반을 뚫어 사람과 차가 다닐 수 있는 터널(이른바 굴다리)을 놓게 된다.
하지만 터널을 잘못 시공할 경우 무너질 위험이 있다.
터널이 무너지면 고속도로도 내려앉아 대형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터널 시공공법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콘크리트로 건설하는 것이며 또다른 하나는 지중강판을 사용하는 공법이다.
한국에선 지난97년말까지 지중강판 터널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평산에스아이는 "콘크리트 터널을 지중강판 터널로 바꿔보자"는 혁명적인 주장을 하고 나선 회사다.
평산에스아이는 "지중강판 터널은 기존 콘크리트 터널을 얇은 강판과 흙으로 대체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2.7~7.0mm 두께의 강판을 둥글게 만든다음 흙으로 감싸 터널을 만들경우 수백t의 하중이 강판을 짓눌러도 강판과 흙이 이를 흡수해 2~3m 두께인 콘크리트 터널의 강도를 낼 수 있다는 것.특히 강판을 슬레이트처럼 골을 판 파형강판(波形鋼板)으로 설계해 하중지탱력이 높일 수 있다고 이 대표는 풀이했다.
또 지중강판은 대량생산과 신속한 운반이 가능해 시공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 시공비용이 콘크리트 터널보다 20%이상 절감된다고 평산에스아이는 덧붙였다.
지난 96년부터 시작된 평산에스아이의 외침은 97년 처음 채택됐다.
한국도로공사가 중앙고속도로를 닦으면서 평산에스아이의 지중강판을 사용해 지하통로를 만들었다.
98년과 99년 크고작은 공사를 따내면서 이름을 알린 평산에스아이는 지난해 10월 문산과 장단을 잇는 남북연결도로의 전 터널을 시공하면서 입지를 굳혔다.
평산에스아이는 이 공사에서 사람이 다닐수 있는 지하통로 9개와 동물들이 이동할 수 있는 생태터널 2개를 시공했다.
지난해부터 올해중반까지 서해안고속도로에서 14개 터널을 시공하는 등 현재까지 1백20여개의 지중강판 터널을 완공했다.
평산에스아이의 공법은 정부로부터 공식인정받고 있다.
감사원은 올초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감사에서 도로공사 영남1건설사업소가 평산에스아이의 공법을 사용해 터널을 건설함으로써 경부고속도로 구미~동대구간 8차선 확장공사에서 18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고 모범사례로 선정했다.
평산에스아이는 독특한 공법에 힘입어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이 돈가뭄에 어려움을 겪는동안 대규모 자금을 유치했다.
지난해말 포스텍기술투자로부터 21%지분투자를 받아 자본금을 17억6천만원으로 늘렸으며 최근엔 2백만달러 규모의 해외프라이머리CBO를 발행키로 대우증권 및 투자자들과 논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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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