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e기업 집중분석] MP3플레이어 선두 '디지탈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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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웨이(대표 우중구.www.digitalway.co.kr)는 MP3플레이어 전문업체다.
설립된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삼성전자와 선두를 다투고 있다.
지난해에는 4백억여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5백억원을 넘보고 있다.
종업원수는 50여명.1인당 매출이 10억원이나 되는 셈이다.
◇기술력과 디자인=디지탈웨이는 디자인에 남다른 신경을 쓴다.
MP3플레이어는 소비자를 직접 대하는 상품이라서 디자인에서 승패가 갈린다고 보기 때문이다.
제품 디자이너는 6명.전체 개발자 25명의 20%가 넘는다.
이 회사에선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내놓으면 엔지니어는 디자인 컨셉트를 최대한 살려 제품을 만든다.
따라서 디자인 아이디어를 최대한 제품에 반영할 수 있다.
우중구 사장은 "기술력을 디자인으로 보여주는 것이 디지탈웨이의 모토"라고 설명했다.
◇벤처답지 않은 벤처=우 사장은 "MP3플레이어는 벤처기업이 할 사업이 아니다"고 말한다.
생산량 예측,소비자 기호 파악,마케팅 등이 필요하고 브랜드도 중요해 벤처보다는 대기업에 적합하다는 것.이런 까닭에 디지탈웨이는 처음부터 큼직한 공장을 두고 야심적으로 시작했다.
이 회사는 수원에 월 5만대의 MP3플레이어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자회사 명성하이테크놀로지)을 두고 있다.
앞으로 기술 및 디자인,소비자 분석,생산,품질관리 등 보다 완벽한 조직을 갖출 계획이다.
◇이제는 세계 시장=디지탈웨이는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 독특한 전략을 구사해 성공을 거뒀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의 시장인 미국에 곧바로 들어가지 않고 일본을 거치는 전략을 택했다.
미국시장은 소닉블루가 굳건히 선두를 지키고 있어 한국 벤처가 무턱대고 덤벼들었다간 실패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일본에선 소닉블루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승산이 있다고 보았다.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디지탈웨이는 지난 5월 일본에 진출해 불과 한달만에 소니와 파나소닉을 꺾고 시장을 평정했다.
이어 지난 9월 미국에 진출했고 어느새 10%가 넘는 시장을 차지했다.
디지탈웨이는 앞으로 국내 시장점유율은 50%,아시아는 30%,미국은 2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잿더미에서 재기=우 사장은 처절한 실패를 경험하고 재기했다.
지난 95년 무역회사를 차려 주로 수입업을 했는데 98년 외환위기로 직격탄을 맞았다.
뉴코아 나산과 거래한 것이 화근이었다. 두 회사의 부도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것.수입으로 인한 환차손도 엄청났다.
더구나 창고에 불이 나서 17억원을 잿더미로 날려 버렸다.
회사를 정리하고 난 후 우 사장 개인에게 떨어진 빚만 8억원에 달했다.
우 사장은 "나를 믿고 재기를 도와준 친구들을 고맙게 생각한다"며 "디지탈웨이를 세계적인 MP3플레이어 전문회사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