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WTO 각료회의] 서비스시장 개방 확실 .. 농업협상 한국만 소외

제4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막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지식재산권과 투자.경쟁정책 등 쟁점사안에 대한 의견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서비스시장 개방 확대에도 이견이 없어 초안대로 통과될 것이 확실하다. 한국의 주된 관심분야인 농업은 미국이 WTO 일반이사회 초안을 지지하고 일본도 뉴라운드 출범을 전제로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농업 협상에서 벼랑으로 내몰릴 위험에 처하게 됐다. 미국이 반덤핑 협정 개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 농업 =농산물 수출국 모임인 케언스그룹과 수입국 모임인 NTC(비교역적 관심사항)그룹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미국 농산물에 대한 경쟁력 약화를 우려, 수출보조금 폐지에 강력한 반대의사를 재확인했다. 한.미 농업대표 회담에서 미국의 J B 펜 농무부 차관과 앨런 존슨 무역대표부(USTR) 농업담당 대사는 "초안 내용이 불만스럽지만 뉴라운드 출범을 위해 받아들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한.일 농업 분야 양자회담에서 일본의 다케베 쓰토무 농림수산상도 "성공적인 뉴라운드 출범을 위해 초안을 수용할 수도 있다"며 한발짝 뒤로 물러섰다. 한국만 왕따당하는 상황으로 몰리는 셈. ◇ 반덤핑 협정 =한국 일본 칠레 등 협상 개시를 주장하는 동맹그룹과 이를 반대하는 미국 간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반덤핑 동맹그룹은 지난 10년간 보호무역 수단으로 활용돼온 반덤핑 남용 문제에 대한 협상 개시를 선언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의회와 업계의 강력한 반대 등 자국의 정치적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동맹그룹과 미국 간에 일정한 조건을 달고 협상을 개시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서비스 시장 개방 =공산품 및 서비스 분야의 추가적인 시장 확대에 대해서는 회원국간 별다른 이견이 없어 초안대로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에 따라 아직 시장개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법률 교육 통신 영화 방송 등 문화.서비스 분야에서의 대폭적인 시장 개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전망 =뉴라운드 출범 전망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게 회의 참가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뉴라운드 출범이 다시 좌초될 경우 WTO를 구심점으로 한 무역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부담도 큰 상황이다. 황두연 본부장은 "회의 막판에 가서야 서로 최후의 카드(양보안)를 꺼낼 것"으로 내다봤다. 도하(카타르)=정한영 특파원 chy@hankyung.com